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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딧물 상반된 효과
진딧물 상반된 효과
  • 이수인
  • 승인 2015.10.04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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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인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 생물소재공학과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선선해진 것으로 보아 가을이 시작된 것 같다. 가을은 한 해 동안 농사지었던 결실을 맺는 수확의 계절이다. 그런데 이러한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매년 수 천억 원의 비용손실을 만드는 골칫거리가 있다. 바로 진딧물이다.

 진딧물은 몸길이 2∼4㎜로 소형이며 몸 빛깔은 다양하다. 초목의 줄기ㆍ새싹ㆍ잎에 모여서 살며 식물의 즙액을 빨아 먹으므로 대부분이 해충으로 분류된다. 몸은 매우 연약하고 제5배 마디와 제6배마다 등판 사이의 양옆에 뿔관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 모양은 원기둥ㆍ사다리ㆍ고리 모양 등 여러 가지이며 뿔관이 없는 것도 있다. 배마디는 8개이고 제9배마디등판은 꼬리로 변한다.

 알로 월동하고 3월 하순∼4월 상순에 부화하면 간모가 된다. 이것은 날개가 없는 암컷이며 다 자라면 알을 낳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 새끼를 낳는데 새끼들이 자라면 어미와 똑같은 날개 없는 암컷이 된다. 몇 세대를 이렇게 되풀이해 번식하므로 기주식물의 가지가 온통 진딧물로 덮이게 된다. 이러는 동안에 차차 날개 돋친 암컷(유시충)이 생겨 분산하게 된다.

 진딧물은 식물의 줄기나 잎에서 살며 식물의 즙액을 빨아 먹는다. 진딧물의 먹이는 식물의 즙액이기 때문에 단백질이 부족하고 많이 남는 탄수화물은 배설물로 배출한다. 이 진딧물의 배설물을 먹기 위해 파리나 개미 같은 곤충이 모이게 되고 잎에 떨어진 배설물에 잎이 까맣게 더럽혀지면 엽록소가 파괴돼 광합성이 잘 되지 않는다. 게다가 진딧물은 식물바이러스를 매개해 이중으로 해를 끼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진딧물이 카로테노이드라는 색소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유일한 동물이다. 당근의 색소인 카로틴에서 유래된 카로테노이드는 동식물에 널리 분포돼 있는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을 띠는 색소로 이를 필요로 하는 동식물들은 이 색소를 스스로 만들어 내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물 섭취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식물체 내에서 카로테노이드는 빛 에너지를 흡수해 광합성 색소인 엽록소에 전달함으로써 광합성이 잘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카로테노이드는 토마토의 빨간색을 부여하는 것처럼 과일과 채소에 색깔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면역력 증진과 세포손상을 줄이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카로테노이드의 한 종류인 베타카로틴은 당근 같은 녹황색 채소에 많이 포함돼 있으며 체내에 흡수돼 비타민A 로 전환되기도 한다.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야맹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등 비타민A 와 효능이 비슷하지만 부작용이 없어 비타민A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카로테노이드는 노화를 촉진하고 질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작용을 하며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흡착되는 것을 예방하고 혈관을 청소하며 중성지방을 분해한다. 또한 강력한 항염, 항암작용으로 각종 질병으로부터 면역성을 키워주기도 한다.

 이처럼 카로테노이드는 인체 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영양적 가치가 높아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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