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3:20 (금)
경남 큰 정치인 없다면…
경남 큰 정치인 없다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10.04 2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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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공천 룰을 놓고 정치권의 소란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총선이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이에 비례, 경남도민들의 고민도 깊다. 경남은 대구경북이나 부산과 달리, 김해를 중심으로 야권의 신승이 이어지는 등 텃밭에서의 균열조짐도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 공천이 당선이나 다를 바 없는 현실이어서 경남도민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다는 것에서다.

 그 결과, 물갈이로 신선함을 포장했지만 쇼로 끝난 경우가 허다했었다. 총선 때면 40%대의 물갈이로 도민을 현혹시켰지만 ‘그 나물에 그 밥’이었기에 어떤 인물인가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경남 출신 국회의원의 다수는 아니라지만 마이크만 잡으면 사고 치는 경우가 허다하고 갑(甲)질과 자랑에 그치다 사라지는 등 활동영역 또한 한계였기 때문이다.

 그 현장이 텃밭이란 경남 등 영남권에서 행해졌다. 아무튼, 여야 간에 공천방식을 놓고 어떻게 할지 확정 짓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으로 장단점을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전략공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제도는 그 자체로서 동전의 양면과 같이 모든 상황에서 각기 다른 면이 함께 존재한다. 그것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좋은 제도가 될 수 있고 나쁜 제도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때문에 친박(親朴)과 비박(非朴) 진영이 대립하며 일촉즉발의 긴장 국면이 이어졌다. 내년 총선 공천방식을 둘러싼 당ㆍ청(黨ㆍ靑) 갈등 등 여권 내 분란은 특별 기구를 통한 논의를 전제로 소강상태라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비판의 숱한 논리에도 결론은 몫을 챙기려는 일정 수준의 전략 공천에 있다.

 따라서 공천이 특정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은 물론, 자신의 이익이나 계파의 세를 불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돼서도 결단코 안 된다. 오직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활용돼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정당들이 매번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마치 지고(至高)의 선 인양 새로운 공천방식을 내놓아도 특별한 것이 없다. 경남에는 현재 3선 이상을 지낸 국회의원이 다수가 있지만 큰 정치인이 될 성싶은 재목(材木)을 배출하지 못했다. 이는 국회의원 자질의 문제이거나 도민들이 국회의원을 잘못 선출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3선 이상을 지낸 국회의원은 이주영, 안홍준, 김재경, 이군현 의원이다. 이 가운데 이주영 의원은 창원 마산합포구가 지역구이며 2000년에 제16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금배지를 달고 현재 4선의 중진이지만 주요 당직은 정책위의장에 그쳤다. 지난 2월에 4번째로 원표대표 경선에 출마했지만 유승민 의원에게 패해 고배를 마셨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의 내년 총선에도 나오게 된다면 5선에 도전하는 되는 것이다. 안홍준 의원은 3선 국회의원이다. 지역구가 창원 마산회원구인 안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내리 세 번을 국회의원을 하고 있지만 주요 당직을 맡은 바 없다. 김재경 의원도 3선이다. 지역역구가 진주을인 김 의원은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지만 당 3역인 원내대표, 사무총장, 정책위의장을 맡은 적이 없다. 이군현 의원도 3선이다. 지역구가 통영ㆍ고성 이 의원은 그나마 2014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개월 당3역 중의 하나인 새누리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재선인 김태호 의원(김해을)은 최고위원이다. 일찌감치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돌지만 총선과 관련해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그 외 재선 의원은 여상규 의원(사천ㆍ남해ㆍ하동), 조해진(밀양ㆍ창녕), 신성범(산청ㆍ함양ㆍ거창) 등이며 나머지는 초선이다.

 경남도민들이 택한 이유는 국회의원 선수(選數)를 쌓아주려는 게 아니고 경쟁력 있는 정치인이 돼 달라는 것이다. 공천이 곧 당선인 등식을 깨고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골라야 한다. 초선 국회의원이라도 경쟁력이 없다면 가능성 있는 새로운 후보를 교체하는 것이 마땅하며, 다선 의원이라도 더 이상 큰 정치인이 될 여지가 없다면 참신하고 능력 있는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 선수만 자랑하고 달콤한 특권에 함몰된 모습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능력과 자질이 있다면 끌어줘야 한다. 하지만 배지 달았다고 갑(甲)질만 해댈 경우, 배제돼야 한다. 30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 중에서 경남도민을 위해, 자기 소신에 우선해 중앙정부를 상대로 질의하고 건의하고, 입법을 제정하는 등 치열함에 앞서 존재감도 없는 국회의원이라면 더 이상 국회의원의 선수만을 쌓아주는 경남도민이어서는 안 된다.

 경남도민들이 무능력자의 진입을 가로막아야만 후회하는 일이 없다. 이제는 중류(中流)의식에 사로잡혀 모난 돌이 정 맞는 시대가 아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모난 돌이 요청되는 시대정신에 걸맞게 변해야 한다. 텃밭이라도 자주 갈아엎어야 열매가 곱듯, 경남도민이 고민을 않고 택할 수 있도록, 또 큰 정치인을 키울 수 있도록 여야가 명심하고 실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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