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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 존중ㆍ배려 아쉽다
‘감정노동자’ 존중ㆍ배려 아쉽다
  • 김증호
  • 승인 2015.09.24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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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증호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장
 ‘고객이 왕이다’라는 말은 어색하지 않고 매우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 중 부당한 것들이 많다는 사실, 생각해 보신 적 있는가? 지난해 맛을 트집 잡으며 항공기 승무원을 폭행했던 ‘비행기 라면사건’은 한국에서 감정노동자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던지는 손님, 반말, 물건 픽업서비스 요청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과 모습들을 많이 경험했다는 아르바이트생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돈을 던지는 손님에게 웃어야 하고, 반말하는 손님에게 존댓말을 해야 하는 노동자! 직무의 40% 이상을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노동자를 우리는 감정노동자라 부른다.

 안전보건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취업자 2천500만 명 중 약 552만 명이 감정노동자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중 38%는 중증 우울증을 겪고 80%가 인격 무시발언, 욕설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우울증에 시달릴 만큼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방패막이가 약한 감정노동자, 그들의 현실은 얼마나 위험할까? 감정노동자들이 많이 호소하는 정신적, 신체적 고통으로는 먼저 스트레스를 통해 얻는 각종 정신질환이 있다. 감정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고 억누르게 되면 우울증, 불면증, 만성피로, 소화계통 불량, 가슴 두근거림 등의 질환을 가지게 된다. 특히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이나 심혈관계 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다음으로 장시간 고객 응대로 인한 신체질환이다. 감정노동자들이 장시간동안 서서 고객을 응대하는 직업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허리ㆍ목ㆍ어깨ㆍ팔꿈치 통증 및 관절염, 방광염, 하지정맥류 등의 신체적 질환들을 많이 호소한다. 그렇다면 감정노동자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는 먼저, 내게 쏟아지는 화살이 아님을 기억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기이다. 고객들로부터 쏟아지는 화살이 자신에게 오는 것이 아님을 항상 기억하고 업무를 하는 나와 평소의 나를 분리시켜 생각하는 법을 배운다면 화살은 그저 허공으로 사라질 것이다. 둘째로 분노를 억누르지 말고 해소하며 일하는 것이다. 분노를 다스리기 위해 꾸준한 운동 및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즐기는 게 좋다. 특히 꾸준한 운동은 삶을 즐겁게 만드는 엔도르핀이 생성돼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가 해소된다. 셋째로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다. 하루 6~7시간의 충분한 수면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몸을 활기차게 만들어준다. 넷째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과일,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세로토닌’은 행복한 감정을 이끄는 신경전달물질로 흥분을 가라앉게 해주거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해피니스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제는 빨리 빨리 보다 조심조심, 소유보다 나눔, 혼자보다 함께, 침묵보다 소통, 자랑보다 겸손으로 행복의 가치를 바꿔 ’친절’은 받는 것만이 아닌 함께 베풀어야 하는 매너라는 점을 기억하고 ‘올바른 소비자, 친절한 노동자’의 사회를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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