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仲秋節(중추절)
仲秋節(중추절)
  • 송종복
  • 승인 2015.09.23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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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仲:중 - 가운데 秋:추 - 가을 節:절 - 계절

 추석만 되면 단골 메뉴판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을 한다. 이는 원래 농경사회로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뜻이다.

 일명 한가위ㆍ추석ㆍ가배절ㆍ가윗날 등으로 부른다. 중국 <예기(禮記)>에는 1년 4계절을 1개월씩(初ㆍ仲ㆍ季) 나눴는데 그중 음력 8월 15일은 가을의 중간인 ‘중추(仲秋)’라 한다. ‘한’은 ‘크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또한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 있다. 따라서 ‘한가위’는 가장 큰 명절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추석’이나 ‘중추절’보다는 우리말인 ‘한가위’를 사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반면에 중추절은 주로 중국에서 사용하고 있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3대 유리왕이 6부(六部)에 길쌈을 짜게 해 8월 중순에 이긴 편에 사례하던 일로 ‘가배’라 했다. 이 가배가 ‘가위’로 변하고, 이날이 중앙이 된다고 해 ‘한가위’라 한다. 또 <동이전>에는 추(秋)는 벼 익음을 의미하고, 석(夕)은 만월(滿月)을 의미한다. 추석은 달이 기울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따라서 기울기 전에 조상에게 새 곡식과 햇과일로 추수감사를 지낸다고 중추절이라 했다.

 그럼 추석날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조선 순조 때 김매순이 지은 <열양세시기>에 나온다. 우리 사회가 원래 농경사회이므로 ‘농사는 뿌린 만큼 거둔다’는 원칙을 기초로 한 것이다. 그래서 열매 맺는 가을의 한 중간 날인 추석에는 ‘더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내가 거둔 만큼 먹고살기’를 기원했던 것이다. 이 말이 지금도 추석 때만 되면 각 언론마다 단골 메뉴로 쓰고 있다.

 명절은 거의 중국에서 전래돼 형성된 것이 많지만 ‘한가위’만큼은 우리 고유의 명절이다. 이것이 중국에 영향을 미쳐 중국에도 이때를 중추절 또는 추석절이라 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부터 중국에서도 국정휴일로 정하고 있다.

 한해의 결실된 곡식을 수확하고 온 집안 가족들이 모여 조상의 음덕에 감사하며 친인척 간에 상호 방문해 서로가 오가는 정을 나눌 수 있도록 3일간이나 민속명절로 만들었다. 혹시나 추석 연휴가 공휴일에 끼이지는 않을까 해서 그때를 대비해 추가로 하루 더 보너스까지 준다. 이토록 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에는 조상에게는 성묘를, 부모에게는 효도를, 형제들과는 우애를, 자녀들에게는 사랑으로 대하라는 것이다.

 요즘 추석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돼 가고 있다. 핵가족화의 추세,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 스마트폰 시대의 개인주의, 상품화된 송편의 구매 등으로 함께 모여 오손도손 지내는 옛 명절이 아닌, 통과 의례적인 행사로 변질돼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추석 연휴는 4일간이나 되니 온 가족이 도란도란 모여 앉아 송편을 만들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정다운 한가위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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