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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하는 사람들(4). 분노조절 3단계
분노하는 사람들(4). 분노조절 3단계
  • 신은희
  • 승인 2015.09.03 2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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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ㆍ인경연구소장 가야대학교 겸임교수
 ‘내가 왜 그랬을까? 조금만 참을걸’,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또 ‘이대로 참을 수 없어, 어떻게 하면 분이 풀릴까?’라며 불같이 일어나는 격한 감정으로 부르르 떨어보았는가? 그렇다.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는 일들로 인해 억울해 질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현명한 처신과 지혜로운 대처로 원만하게 해결하면 좋겠지만, 제대로 풀어가는 방법을 몰라서 끙끙 앓다가 화병으로 괴로워하거나 문제를 키워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입기도 한다. 더구나 그런 결과가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한 채 이미 벌어졌거나 고장 난 브레이크처럼 알면서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그런데 평소에는 온화한 태도로 의사소통에 별문제가 없고, 이성적 판단력으로 감정조절이 잘 되는 사람들이라 해도 예상 밖의 불합리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화가 치밀고 끓어오르는 분노를 다스릴 수 없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감정을 표출하는 이른바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이들이 많다. 또 같은 경험을 되풀이해 습관처럼 되기 쉬운데, 그렇게 되면 고치고 싶어도 ‘난 안 돼’라고 자책하며 점점 분노조절에 대한 자신감마저 저하된다. 이는 소통과 대인관계의 장애는 물론 업무능력에도 심각한 저해요소가 된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이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분노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을까? 필자도 오랫동안 이 문제로 곤란을 겪으며 고민해 왔다. 그래서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이 주장한 다섯 가지 감성지능, 즉 자신의 감성지각, 감성관리, 감성동기화, 타인의 감성 공감, 그리고 사회적 감성표현을 바탕으로 분노상황에서 좀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감정조절을 위해 다음의 3단계 방법을 제시해 본다. 누구나 자신의 상황에 맞게 잘 활용하면 분노조절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화가 날수록 ‘먼저 자기 안으로 들어가라’ 감정이 격해지면 그 방향이 밖으로 향해 분노의 화살이 벌써 자신을 떠나 있는 경우가 많다. 모든 원인이 타인이나 외부환경에 있다고 믿고, 자신의 책임은 없거나 아주 작게 축소해 상대방을 탓하기 일쑤다. 문제는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한다면 서로의 감정은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성냥불만한 불씨가 곧 걷잡을 수 없는 큰불로 번져 홀딱 다 태워버리고도 서로 원망하기를 그치지 않는다. 그러므로 분노폭발이 일어나기 전, 전조증상을 인지해야 한다. ‘아, 내가 지금 화가 나려고 하는구나!’를 감지한 후 그대로 화를 내지 말고, 잠시 눈을 감고 객관적 자세로 자기 안을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지금 왜 분노하고 있는지, 내게서 비롯된 원인은 무엇인지, 이대로 감정을 분출하면 그 다음 어떤 상황이 이어질 것이며, 그리고 그것은 과연 내가 원하는 방향인지를 빠르게 깨닫고 동기화해야 한다. 그러면 놀랍게도 이미 분노의 크기는 상당부분은 줄어들고, 나의 허물이 보이며, 상대방과의 관계를 깨뜨리고 싶지 않은 자신도 발견하게 된다.

 둘째, 힘들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공감하기를 즉시 실천하라’ 역지사지가 가장 필요한 때다. ‘과연 나라면 어땠을까? 상대방은 왜 그래야만 했을까?’라고 이해하려 노력하면 이해 못할 일이란 없다. 내 입장에서만 보면 절대로 용서하지 못할 일이라도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래, 내가 너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하는 생각이 들 때, 그것을 바로 인정하라. 그래야 긍정적인 해결의 길이 열린다.

 셋째, 용기 있게 ‘너 살고, 나 살자는 적극적인 표현을 하라.’ 문제해결과 관계개선의 의지를 보이며 함께 상생의 길로 나아가라. 이 때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평범한 말 속의 진리를 떠올려보면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상대방에게 거부당할 것이라는 두려움이나 내가 바보처럼 무시당하고, 손해만 보는 패자가 될 같다는 불안감을 걷어내고 다가가 보라. 의외로 쉽게 빗장이 열려 수월하게 상대방의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느덧 분노의 파도는 사라지고 평온한 감정의 바다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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