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7:25 (금)
‘베테랑 면접법’
‘베테랑 면접법’
  • 원종하
  • 승인 2015.08.26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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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 통상학부 교수
 오래전에 강의의 들었던 제자가 연락을 해 왔다. 서울에 있는 병원에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데 막막하다며 그동안 준비한 것에 대한 간단한 코멘트를 듣고 싶어 했다. 필자가 기억한 그 학생은 수업시간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다양한 학문 분야에 관심이 많았고 어딜 가도 적응을 잘할 수 있는 학생이였다.

 면접(面接)은 개인의 생각과 가치관 태도 등 그동안 살아온 삶에 대한 총체적인 것을 평가하는 것으로 조직과 개인 간의 적합도(適合度)를 최적화하려는 과정이다. 서로의 철학과 가치관에 대한 상호 확인의 시간이며 변화와 성장을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와 같은 것으로 보통 새로운 일을 시도하거나 한 단계 상승 할 때 면접을 본다. 찾는 사람과 구하는 사람 간 얼굴과 얼굴이 겹치는 부분이 많을 때 적합도가 높아진다.

 세월의 변화에 따라 면접도 진화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프레젠테이션 면접과 토론면접 같은 시뮬레이션 면접이 일반화돼 가며 1박씩 함께 생활하면서 그 사람의 인성을 평가하는 심층면접도 실시되고 있다. 다음 달부터 대학 수시전형이 실시되는데 대학 면접도 다르지 않다. 대학 입학 시 면접은 지원동기에서부터 하고 싶은 공부, 미래진로에 대한 생각, 개인적인 포부와 그동안 읽었던 책이나 경험했던 것에 대해 주로 묻는다. 면접은 짧은 시간에 대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순간의 선택이 당락을 결정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볼 때 객관적으로 똑똑하고 스펙 좋고 학점이나 토익점수가 높다고 다 선택되는 것이 아니다. 주관적인 관점에서 어떤 사람을 쓰려고 하는가 어떤 사람을 선호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이직(離職)이 잦은 중소기업의 경우 너무 똑똑한 사람보다는 다른 곳으로 이직하지 않으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묵직한 인재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이렇듯 필요한 사람의 특징과 선호하는 성향은 각기 다르다. 그러나 사람은 공통으로 지녀야 할 인성과 덕목이 있다.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차별성 즉 왜 본인을 선발해야 하는가를 이야기할 수 있는 논리력과 타당성 그리고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태도가 중요하다. 간혹 양자택일의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이러한 유형의 문제는 대답을 하는 과정 속에서 일이나 사람에 대한 태도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왜 그런 질문을 하는가를 이해하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사랑을 받으려면 사랑받는 행동을 해야 하듯이 면접자가 꼭 뽑아야 되겠다는 당위성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면접은 들어온 순간부터 시작돼 나가는 순간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눈빛에서 느껴지는 진정성, 걸음걸이에서 느껴지는 자신감, 사람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과 사회를 제대로 보는 객관적인 관점 등이 필요하다. 면접자와 지원자는 짧은 만남의 시간이지만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리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인간관계가 형성되는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이 진실성이다. 짧은 시간이기에 대충 이야기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머리가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실 된 소리가 상대방을 감동시킨다. 말하는 방법도 두괄식으로 해야 정해진 시간에 다 전달 할 수가 있으며 듣는 사람도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마무리 멘트도 중요하다. 간절함과 꼭 합격하고 싶다는 뜻이 전해져야 한다. 보는 것이 과연 믿는 것인가. 제대로 된 면접을 위해서는 면접자의 선정과 사전 교육도 중요하다. 의욕만 가지고 면접에 임한다고 해서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는 어렵다. 교육훈련을 통해 사람을 보는 안목과 구조적질문과 비구조적 질문을 적절히 배합해 지원자의 역량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면접 참여자의 적절한 역할분담과 질문의 순서와 숫자의 균형도 고려해야 한다. 첫인상이나 하나로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후광효과(Halo Effect)도 기억해야할 경구(警句) 중의 하나이다.

 잘못된 면접은 다른 사람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과 같은 것이기에 면접은 더욱더 중요하다.

 제대로 잘 준비된 제자에게 합격의 기쁨이 함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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