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22:01 (화)
칭찬과 피그말리온 효과
칭찬과 피그말리온 효과
  • 이유갑
  • 승인 2015.08.25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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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지효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 전 경남도의원 / 심리학박사
긍정 생각 ‘엔도르핀’ 분비 자아 존중 성공 가능성 높여

 최근 들어서 긍정의 심리학이 각광을 받고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라는 전설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을 재미나게 보았고 웃는 집안에 복이 들어온다는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옛 속담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런 표현들이 이제까지는 덕담이었지만, 밝은 마음으로 웃고 살면 실제로 성공한다는 사실이 실증과학에 의해 입증되고 있다.

 우리의 뇌에서 분비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들 중에 ‘엔도르핀’이라는 것이 있다.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가도 아주 기쁜 소식을 들으면 몸이 날아 갈 것 같고, 심지어는 누가 한 대 쥐어박아도 아픈 줄 모르기도 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엔도르핀이라고 하는 뇌 호르몬의 화학적 성분은 마약과 거의 흡사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화를 내거나 분노를 느낄 때에는 뇌에서 노드 아드레날린이라고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분비된다. 이 뇌 호르몬은 쇠를 삭힐 정도의 유해한 성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몸에 아주 해롭게 작용한다. 오랜 기간에 걸쳐서 스트레스를 받아온 사람의 동맥에는 수많은 상처가 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스트레스성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간의 몸은 어떻게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느냐에 따라서 아주 다르게 반응하는 정교한 생명체이다. 그러므로 항상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은 최상의, 최적의 상태를 이어가기 때문에 자신이 하는 일에서 더 나은 성과를 얻어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스스로 일상생활을 해나갈 수 있는 심신의 상태를 유지하는 건강 수명도 늘어나게 마련이다.

 쥐를 통한 실험에서도 희망의 마인드가 생존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 요인인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쥐 한 마리를 물통에 빠뜨리고 전혀 빛이 새어 들어가지 못하도록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 쥐는 30분가량 살아남았다. 하지만, 실낱같은 햇빛이 새어 들어가도록 물통의 뚜껑을 아주 조금 열어 둔 상태에서는 쥐가 무려 30시간 정도 버티었다.

 길고 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자신감은 제일로 가치 있는 무형의 자산이다. 자신감이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자아존중감이 높으며, 도전적이고 성취동기가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세상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나는 세상살이의 독립변수라고 생각하는 큰 장점이 있다. 다르게 말하면, 긍정적인 자기 개념(Positive self-concept)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소중한 자신감을 자녀들이 가지도록 해주려면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을 통해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를 잘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로젠탈(Rosenthal)이라고 하는 심리학자는 경제적으로 하류층의 초등학생들에게 지능검사를 실시하면서 미래의 영재를 예견하는 검사라고 일러주었다. 각 학급에서 20% 정도의 학생들을 임의로 선택해 ‘영재’라고 해주었고, 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에게 이들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영재’라고 알려준 학생들은 지능의 측면에서 다른 학생들과 실제로는 별반 차이가 없었고, 다만 선생님이 그 학생들을 영재라고 생각하도록 해준 것이 차이였다. 8개월 후에 다시 지능검사를 실시했을 때, 선생님이 ‘영재’라고 생각했던 학생들의 지능지수가 4점씩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연구는 부모가 자녀의 장점을 인정해주고 계속 칭찬해주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나아가서 실력이나 잠재적인 능력을 키워갈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스스로의 욕심 때문에 자녀들이 잘 하는 것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거나 성에 차지 않아 한다. 그래서 잘못하고 모자란 부분만 늘 지적하고 나무라고, 심지어는 어린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이래서는 그 어떤 아이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는 자질을 키워가기는 어렵다.

 이것과는 달리 자녀의 능력과 특성을 잘 파악해서 잘 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게 해줌으로써 자녀들 스스로 긍정적인 자기 개념을 가지도록 부모들이 도와줘야 한다. 요즘처럼 다원화된 세상에서는 어정쩡하게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사람보다는 자신만의 확실한 장점을 극대화시킨 사람의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 그야말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자녀들이 긍정과 희망의 마음으로 자신들이 세상을 살아가도록 듬뿍 칭찬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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