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7:05 (목)
자원봉사, 인성교육의 꽃
자원봉사, 인성교육의 꽃
  • 한중기
  • 승인 2015.08.24 22: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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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중기 두류인성교육연구소 소장
세계 1위 수준 봉사 참여율
현실은 일회성ㆍ단발성 활동
체계적 교육 함께 실질 봉사를

 2주 전 경남의 한 지역 자원봉사센터에서 여름방학 자원봉사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 20여 명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와 인성교육에 대해 의미 있고 재미난 사례를 들어가면서 이야기 형식의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우스갯소리로 그 무서운 ‘중 2병’ 세대들과 편안한 형식의 강의는 산만한 구석이 넘쳐났지만,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은 세상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현란한 손놀림으로 스마트 폰 게임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설명을 듣고 이야기하는 그 다재다능함은 가히 ‘내가 원하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중2병’의 진수를 보여주는 듯했다. 색다른 형식의 짧은 패러다임 쉬프트 영상을 보여주는 순간 나타난 초 절정 관심과 집중력은 이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스펀지 같은 학습능력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며칠 후 장소를 옮겨 환경공단에서 진행된 폐목재를 활용한 나만의 작품 만들기 시간에는 그들만의 다양한 재능과 끼를 마음껏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통계상 우리나라가 세계 1위인 분야가 몇몇 있다. 조선 산업, TV산업과 함께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 통계에 의하면 주요 국가별 청소년의 자원봉사 참여율은 미국이 21.9%, 호주 32%, 캐나다 58%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79.8%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연령대별 자원봉사 참여율 측면에서도 10대의 참여율이 가장 높게 나왔다. 왜 이런 통계가 나왔는지는 다 아는 사실이다. 학교에서 시켜서 또는 내신 성적 때문이다. 자원봉사의 의무화가 이처럼 높은 단순 통계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의무화나 성적 반영이라고 해서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지만 그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은 알아야 할 것이다. 목표 수치에 집착한 나머지 자원봉사의 특성 중 하나인 지속성이 결여된 일회성, 단발성 봉사활동의 문제점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깊이 인식해야 할 부분이다.

 선진국에서도 청소년 자원봉사 영역을 법제화, 의무화해서 봉사활동을 학습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보편화 되고 있다. 일정 시간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해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가 하면 국가차원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봉사활동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일탈과 비행을 예방하는 교육적 측면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봉사활동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진로결정의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원봉사는 인성교육의 결정체라는 점이다. 억지춘양 격으로나마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가 ‘헬프스 하이’를 경험한 다음부터 자신도 모르게 봉사활동의 묘한 마력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고는 자존감, 인내,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 공동체의 중요성과 정의감을 통해 사회성을 깨닫게 된 사례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시간 채우기 식 자원봉사라도 하다 보면 긍정적인 에너지가 발산된 경우가 있겠지만,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자원봉사의 의미는 다르게 나타나는 법이다. 자원봉사는 청소년기 한때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평생 실천하고 또는 그 대상이 되는 게 자원봉사다. 현대인의 삶에서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필수 덕목이다. 이처럼 중요한 영역임에도 여전히 청소년 자원봉사의 현주소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공부해야 할 중요한 시간에 억지로 해야 하는 귀찮은 것 중 하나라는 인식으로 자원봉사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자원봉사 현장으로 내 몰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문제는 자원봉사와 올바른 인성은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임에도 아직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체계적인 자원봉사 교육과 봉사활동의 생활화를 통해 올바른 인성이 갖춰지는 만큼 인성교육과 연계된 자원봉사 교육을 통해 봉사활동이 인성교육의 꽃으로 피어났으면 한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악기의 줄만 당겼다 놓았다 하면서 정작 불러야 할 노래는 부르지도 못하고 끝내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다. 어쩌면 우리에게 그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방법을 찾게 해주는 것이 자원봉사가 아닌가 생각해 보면서 ‘자원봉사를 통한 올바른 인성 형성’이 사회의 화두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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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직 2015-09-07 22:31:48
'한 통계'가 어떤 통계인지 명확하게 서술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