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2:09 (수)
‘삶은 개구리 증후군’
‘삶은 개구리 증후군’
  • 김진목
  • 승인 2015.08.18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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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목 진영제암요양병원 병원장
 프랑스에 가면 삶은 개구리 요리가 있다.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손님이 직접 보는 앞에서 개구리를 산 채로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튀어나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개구리가 가장 좋아하는 온도의 물을 부어 둔다. 그러면 개구리는 기분이 좋아 가만히 엎드려 있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버너의 불이 냄비의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가열되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기분 좋게 잠을 자면서 죽어가게 된다. 변화가 너무 느리기 때문에 개구리는 자기에게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이것을 ‘삶은 개구리 증후군’(The boiled frog syndr

ome)이라고 한다.

 암에 걸렸다면 누구나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받는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끝나면 암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종 검사에서 암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으면 암이 드디어 완치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일련의 과정들이 삶은 개구리 증후군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암이란 몸 밖에서 암세포가 침범해 온 것이 아니라 내 몸속의 정상세포가 어떤 원인에 의해 암이라는 잘못된 성질의 세포로 변형된 것이다. 그걸 도려내고 말리고 태웠다고 만사 해결된 걸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왜 암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 몸은 조물주께서 아주 정교하게 만든 최고의 걸작품이다. 아주 미미한 작용들이라도 제각각 이유가 있고, 다른 작용들과 연관이 있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증상일지라도 그 증상이 발생한 원인이 있을 진대, 생사의 기로에 서게 하는 암이 오게 된 것에는 큰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암을 초래하는 원인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즉, 스트레스이다.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끊임없이 스트레스에 노출되지만,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다 보니 그것이 스트레스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우리의 의식은 스트레스를 자각하지 못하지만 몸속에서는 스트레스호르몬이 계속적으로 과다 분비돼 신진대사를 교란시켜 결과적으로 여러 가지 질병을 초래한다. 암도 그 중의 하나이다.

 두 번째 이유는 잘못된 식습관이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당연한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몸이 마치 슈퍼맨이나 되는 양 착각하고 있다. 아무리 나쁜 음식, 물, 공기를 넣어도 몸이 알아서 척척 잘 처리해 줄 거라 믿는다. 물론 타고난 건강체질이거나 젊었을 때에는 신진대사가 원활해 우리 몸속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온갖 독소를 제대로 처리할 능력을 갖고 있지만, 오랜 세월 거대한 독소에 시달리다 보면 제 아무리 슈퍼맨 체질을 타고났다 하더라도 마침내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다음은 운동부족이다. 운동을 통해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며 몸을 덥혀 체온을 올리고 면역력 증강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중강도(땀이 배어 나오거나, 맥박수가 20% 이상 증가될 정도의 강도) 운동으로 매일 30분~1시간정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연구결과 가벼운 운동은 큰 도움이 안 되며, 심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마지막으로 수면부족, 휴식부족 등이다. 우리 몸을 괴롭히는 많은 요인들로부터 피해 휴식을 취하는 동안 우리 몸은 상처받은 세포를 치유하고 몸속 독소들을 밀어내기 위해 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데, 휴식을 제대로 취하지 않는다면 그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니, 점차 몸이 나빠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앞에서 설명했듯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휴식부족 등의 원인으로 우리 몸이 버티다 버티다 한계를 견디지 못 해 나타난 것이 바로 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만 견디면 암이 완치될 걸로 생각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암이 올 수밖에 없었던 우리 몸을 암이 생기지 않을 건강한 몸으로 바꾸는 것이다.

 현대의학적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수술ㆍ항암ㆍ방사선 치료는 암 치료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이것들을 배제하고 오로지 대체의학만으로 치료하려는 환우들도 더러 만나는데, 현재까지의 모든 치료법을 통틀어서 암의 치료성적은 현대의학적인 치료법이 가장 뛰어나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이를 배제한 치료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대의학적 치료를 통해 암이 완전 박멸되고 건강을 회복할 것이라는 어리석은 믿음을 깨우쳐 주고자 하는 것이다.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는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지만, 치료가 끝난 뒤에도 반드시 몸을 바로잡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스트레스 관리, 올바른 식습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을 통해 몸을 조금씩 바로잡아야 한다. 더불어 면역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치료 즉, ‘통합암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현대의학적인 치료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수 있고 완치를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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