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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형제간 진흙탕 싸움 보며
롯데 형제간 진흙탕 싸움 보며
  • 권우상
  • 승인 2015.08.12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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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자본주의 속 독점기업 발생
이윤추구 목적, 임금은 뒷전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생산수단과 노동력이 분리돼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경제체제이며, 바로 그 때문에 생산력은 향상되나 생산관계는 악화되거나 자본주의는 저절로 붕괴하게 된다. 그러나 이같은 마르크스의 논리는 자본주의의 붕괴과정을 현실적으로 해명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자본주의는 좁은 골목에 들어선 것 같지만 또 다른 발전의 여지를 자체 내에 지니고 있다. ‘창조의 파괴’의 과정이야 말로 자본주의의 본질적 특징이며 이런 과정을 통해 자본주의는 계속 발전해 왔다. 철도와 발전소의 건설, 자동차, 선박, 제철공업 등 새로운 생산활동은 카네기. 록펠러가 끎임없이 창조적 파괴의 과정을 반복한 결과물이었다.

 마르크스의 예언과는 달리 자본주의, 특히 미국의 자본주의는 여러가지 불리한 조건이 없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물론 이런 경제 발전의 과정에서 대자본가에 의한 독점기업이 생겨나며 이 독점의 경향은 흔히 ‘동맥경화증’ 같은 증상으로 표현되기도 했다. 그러나 독점의 경향으로 생산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이같은 자본주의는 훌륭한 업적을 이루어 내기도 했지만 반면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본주의는 전문가에 의한 합리적인 경영방법 보다는 자본가에 의한 총수 일가(一家)의 1인 지배구조에 빠질 수 있다. 둘째, 대규모 자본을 가진 기업가는 이익에 대한 지나친 탐욕으로 문어발식 경영을 통해 기업을 확장함으로써 정당한 ‘룰’에 의한 자유시장경제를 포기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잠식 당하기도 한다.

 셋째, 자본으로부터 경영권이 분리됨으로써 기업가나 중역도 자신이 고용주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자본가들은 자본주의적 기질을 잃고 개인주의를 사수하려는데 정열을 쏟게 된다. 이로 인해 문어발처럼 여러 기업을 거느린 대기업은 총수를 중심으로 가족체제로 기업경영을 하게 된다. 전문성이 없는 족벌경영은 이익을 위해 정경유착이나 분식회계(탈세)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한화. LIG, CJ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자본주의 경제의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 문화의 기본 특성 가운데 하나가 개인주의다. 또한 미국에서의 기업이란 단순한 경제조직이기 보다는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장(場)이며 개인이 경쟁규칙(룰)을 준수하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기본적인 제도이다. 기업을 중심으로 각종 협동조합. 소비자조합, 경영자단체, 금융기관 등이 아무런 상호 유대가 없는 상태에서도 존재하는 것은 바로 개인주의와 기업의 교묘한 결합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가 직면한 문제들은 제2차세계대전 이후 형성돼 온 국제체제가 붕괴 됐다는데 원인이 있다. 국제적 교역관계의 변화, 그에 따른 국제 글로벌 기업의 탄생(다국적 기업), 그에 따른 조정 양식의 변화, 현지 기업 설립의 확산 등이 구조적 위기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자본주의는 일정한 지역에서 자급자족할 제품만을 생산했던 과거와 달리 사회의 생산과정에서는 노동자들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져 간다. 마르크스는 이것을 소외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열심히 생산과정에 참여해도 자신이 만든 생산물을 사용하지 못한다. 또한 노동과정이 분업화되면서 한 사람이 맡은 생산과정은 단순, 반복적으로 변하게 되고 이것은 노동의 소외를 더욱 가중시킨다. 또한 자본가는 끊임없이 효율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이면서 생산량은 늘리려고 한다. 이는 노동자들간의 치열한 경쟁을 가져오고, 그로 인해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에 의해서 소외되기도 한다.

 특히 자본가들은 이윤추구 그 자체가 목적이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임금은 항상 뒷전이다. 노동자들에게 주어야 하는 월급은 인건비로서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서 가급적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대상일 뿐인 것이다. 기업들이 아무리 많은 이윤을 얻는다고 해도 그 기업체의 직원들의 삶과는 거의 무관한 것이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윤의 대부분은 다시금 자본을 늘리는데 투자되거나 자본가들의 개인자산으로 추가될 뿐이다. 산업이 발전하고 생산력이 증대돼도 대기업 총수들만 배를 불릴 뿐 대다수 노동자는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임금만을 얻게 된다.

 따라서 빈부격차의 심화, 그로 인한 절대적, 상대적 박탈감이 자본주의의 심각한 병폐다. 롯데家의 형제간 진흙탕 싸움은 자본주의 병폐의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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