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19:20 (수)
방학 때 내 아이 ‘심리적 문제’ 들여볼 기회
방학 때 내 아이 ‘심리적 문제’ 들여볼 기회
  • 박세진 기자
  • 승인 2015.08.03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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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행동 조기발견 치료노력 중요
▲ 갈수록 경쟁이 심해지는 사회구조 속에서 발달 과정상 부적응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자녀들의 문제점을 일찍 발견해 때를 놓치지 말고 보완적 노력을 해야 하는 이유다.
부모 상벌기준 같아야 효과 높아
자가 치유 안 되면 전문가 상담받아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라면 한 번쯤 주말 저녁 방영하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를 시청해 봤음직 하다.

 SBS의 예능 프로그램인 동상이몽은 사춘기 초중고생이나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는 프로그램이다.

 부모로 인해 무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자녀가 출연을 신청할 때도, 반대로 자녀로 인해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부모가 신청할 수도 있는데 누가 신청하든지 각자의 시각을 교차해 보여주는 플롯이다.

 이로 인해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져서인지 대다수 출연자들이 화해와 반성의 눈물을 흘리며 프로그램이 마무리된다.

 이런 출연진들을 보면서 부모도 그렇지만 우리의 자녀들이 참 다양한 갈등구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방학이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내 자녀들을 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시간도 더 많아졌다. 혹여 심리적인 문제를 겪고 있거나 전조 증상이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아동심리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권유한다.

 뜻밖에 해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을 수도 있고 심리검사와 상담은 물론 자녀 진로까지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볼 수 있다.

▲ 이유갑 소장
 김해시 삼계동 지효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이유갑 소장(인제대 유아교육학과 겸임교수, 심리학박사)의 도움을 받아 심리검사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사랑하는 내 자녀들이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증상들을 살펴봤다.

 꼭 문제아가 아니더라도 심리검사와 상담에서 얻어진 결과는 진로지도와 교육에 활용할 수 있다. 또 창의성이나 리더십 같은 사회적 자질을 키우는 프로그램과도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들의 발달과정에서 많이 나타나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컴퓨터 중독, 학습부진 및 학습장애, 사회성결핍 및 정서부적응, 언어발달지체, 행동부적응 등에 올바른 대처법을 찾기 위해 심리검사를 한다.

 심리검사 결과에 따라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가 결정되며 심리치료에는 놀이ㆍ그림ㆍ역할연습ㆍ행동 및 인지치료 등이 있다.

 이유갑 소장은 “갈수록 경쟁일변도의 사회여서 발달과정상 부적응 현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때를 놓치지 말고 자녀 문제점을 일찍 발견해 심리치료 같은 보완적 노력을 하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가 보이는 대개의 문제는 부모나 가족과 연관돼 있기 마련이어서 자녀뿐 아니라 가족 중심의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개 부적응과 충동조절이나 품행장애 현상이 두드러지는데 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의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마련이고 따라서 조기에 이런 부적응 현상들을 찾아내서 지속적인 상담이나 치료를 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다음은 아동ㆍ청소년들에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증상들과 대처법이다.

 △컴퓨터 중독증= 첫째, 외부의 정서자극에 무감각해지고 조급함과 충동적인 성향이 증가하게 된다. 둘째, 주변의 또래들과의 사회적 관계에 관심이 사라지면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한 즐거움을 잊어버리게 된다. 셋째, 폐쇄적인 성격특성과 함께 순간순간 잔인한 공격적인 행동특성을 가지게 된다. 넷째, 학업에 대한 의욕과 흥미가 사라지게 되므로 학업성적이 자꾸 뒤처지게 되면서부터 급기야는 학교에 가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일종의 ‘등교거부증’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먼저 습관적으로 TV를 켜놓는 시간을 줄이고, 조용하고 차분한 음악을 들려주는 시간을 늘리면서 가족들이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가지라고 이 소장은 충고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주의력이 아주 부족해 산만한 정도가 심하고 아울러서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아주 번잡스러운 행동을 많이 하는 아동들이 여기에 해당이 되는데, 이 진단의 범위에 들어가는 아동들의 비율이 최근에는 7% 가까이 된다는 임상적인 보고가 있다.

 이 증상에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의 경향성까지 겹쳐지면 아주 심각한 행동 부적응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을 천천히 끝까지 하고 글씨를 또박또박 쓰게 하는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 소장은 “처음의 계획대로 끝까지 해내지 못하면 그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결코 주지 않거나, 하고자 하는 것을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불이익을 주고 아동이 원래의 계획을 적절하게 따라했을 때에는 듬뿍 칭찬해 주면서 그 아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상의 형태로 주는 방식을 철저하게 지켜서 심리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체적으로 집안의 분위기를 차분하고 안정되게 세심한 부분까지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하며 부부가 평소에 서로 충분한 대화를 통해 아동에게 적용하는 상과 벌의 기준을 같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예를 들어서 한쪽의 부모가 아이에게 안된다고 한 것이 다른 쪽의 부모에게서는 허용되어져서는 결코 안된다.

 △등교거부증= 여름방학이 끝나고 학기가 새로 시작되는 9월이 되면 초ㆍ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은 여러 가지 걱정을 하게 된다. 새로 시작되는 학교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지 가상적인 상황들을 미리 만들어서 아이와 함께 놀이를 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준비가 아직 채 되지 않은 아이를 나무라거나 윽박지르는 것은 절대 피해야 한다.

 엄마와 떨어지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체계적인 훈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아이에게 잠깐만 엄마와 떨어져 있도록 요구하고, 이를 견뎌내면 즉시 아이가 좋아하는 상(안아주고 뽀뽀해주거나 과자나 작은 선물 등)을 주고 점차 떨어져 지내는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엄마가 처음부터 아이에게 이런 계획을 설명해주면서 아이에게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며, 아이가 이 계획을 잘 지켜나갈 때에는 적절한 상을 주는 것이고 잘 지키지 않으면 아이가 싫어하는 것을 하게 하거나 아주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벌을 줘야 한다.

 끝으로 이러한 문제가 장기간 해결되지 않는다면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전담하는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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