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
수면마취
  • 조성돈
  • 승인 2015.07.26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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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지방흡입 시술 도중 혼수 또는 뇌사상태에 이르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사고 원인 중 하나는 수면마취 때문이다. 마취는 매우 위험한 것이지만 의사들은 ‘영업상’ 자신이 알고 있는 수면마취의 위험성에 대해는 잘 설명해 주지 않는다.

 마취제의 기능은 중요하다. 통증과 근육의 반응을 진정시키는 마취제가 없다면 대부분의 수술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마취가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마취제는 환자를 거의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 그래서 잠에 빠질 정도의 양보다 매우 적은 양의 마취제를 넣어도 목숨을 잃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마취의 역사를 보면 할례(割禮)를 하기 위해 목을 조여 실신시키거나 환자의 머리를 강하게 때리는 마취법도 있었다. 그 때문에 수술을 하기 위한 마취가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영원한 마취가 되기도 했다. 그러한 옛날의 야만스러운 방법에 전율을 느끼겠지만 놀라지 마시라. 현대의학의 마취제 원리 역시 그와 별로 다르지 않다. ‘물리적인 방법’에서 단지 ‘화학적인 방법’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부작용이 적은 마취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어 부작용이 줄긴 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의료사고의 상당수가 마취제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아무리 간단한 마취일지라도 위험은 늘 따르는 것이다.

 ‘화학적인 방법’이라고는 하나 사실은 화학적으로 어떻게 마취가 되는 것인지 그 기전은 지금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조면유두체핵 안에 있는 어떤 단백질(신경전달 물질)이 관련된 것으로 짐작하지만 정확한 것이 아니다.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어림짐작으로 사용되다 보니 몇백 년 전부터 사용돼오면서도 그토록 위험한 것이다. 그래서 마취 전문의가 생겨났다. 마취 전문의는 환자의 나이ㆍ몸무게ㆍ신장ㆍ간ㆍ신장 기능 등을 기초로 해 투입량을 결정하고 개별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엄격한 조사를 행하지만 그럼에도 사고는 늘 발생한다.

 수면 내시경 검사 후 환자가 숨을 잘 쉬는지 눈여겨봐야 하지만 많은 환자들을 소화해야 하는 의료진들은 늘 바쁘기만 하다.

 그렇다면 전신마취와 수면마취는 어떻게 다를까? 전신마취는 마취과 전문의에 의해서만 시행할 수 있으나 수면마취는 몇 가지 요소만 갖추어지면 전문의 없이도 행해진다. 근육 이완이 동반되지 않아 환자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수면마취는 개인마다 적정 마취제 용량의 차가 심하고 마취의 안전 범위가 좁아 자칫 용량이 과다해질 경우 환자의 자발 호흡이 멈추게 되는 경우가 생겨난다. 또한 수술에 집중하는 외과의사가 환자가 숨을 안 쉬는 걸 확인하지 못해 뇌사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마취 전문의들조차 환자의 목숨을 단축하는 섬뜩한 상황이 자주 생긴다고 고백한다. 마취도 잘 되고 수술도 잘 됐는데 환자가 깨어나지 않아 식은땀이 흐른다는 것이다.

 ‘수면내시경’을 통해 위장 치료를 받던 환자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몇 해 전 서울과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수면내시경’이란 별게 아니다. 내시경이 불쾌감이나 고통을 주기 때문에 진정제를 주고 하는 내시경검사이다. ‘미다졸람’, ‘프로포폴’ 등의 진정제가 많이 사용된다. 젊고 건강한 사람은 마취제를, 고령인 경우는 진정제를 사용한다. 약물로 기억상실을 유도한 뒤 몽롱한 상태에서 받는 것이니 좋을 리 없다. 미시간대학 피터 히긴스(Peter D. H. Higgins) 박사처럼 병원의 잦은 내시경검사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마취 사고로 인한 사망이 줄고 있다고는 하지만 마취가 빈번하게 행해지다 보니 위험은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경우 매년 3천500만 건의 마취가 행해지고 3천500명이 애꿎은 죽음을 당하고 있다 한다.

 불필요한 수술이 남발되는가 하면 심지어는 해서는 안 될 수술도 행해지고 있다. 그래서 무용한 마취가 늘고 있다. 오늘도 많은 젊은이들이, 단지 성형을 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마취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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