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16:24 (목)
일 안 하는 경남의원 낙선시키자
일 안 하는 경남의원 낙선시키자
  • 박춘국
  • 승인 2015.07.23 20: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춘국의 논설위원
 “OOO 시의원은 공약을 이행하라” 김해시 관동동 일대에 도시가스 공급 공약을 지키지 않는 시의원을 질타하는 펼침막이 붙었다. LH공사가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공급한 장유 일대 주택지에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아 LPG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불편이 크다. 이 지역 도시가스공급은 택지를 분양할 때 이미 제시된 약속이지만 10년이 지나도 지켜지지 않는 곳이 많다.

 이 지역구 국회의원이 두 번의 선거에서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공수표다. 국회의원이 지키지 못한 공약을 시의원이 공약했다는 자체도 난센스지만 지역민의 목소리가 높아만 가는데도 지역 언론 어디에서도 뉴스로 다루지 않고 있는 것은 아쉽다.

 이주 초 국회의원들의 공약완료율이 저조하다는 본지 보도가 나갔지만, 경남에서 발행되는 신문 어디에도 기사는 실리지 않았다. 김해지역 모 주간지가 자신들을 지원해주겠다는 정치인의 시장 당선을 위해 올인하다시피 하는 보도를 바라본 수많은 시민은 “저기 무슨 신문이고. 저거는 언론도 아니다”라는 말들을 한다. 지역 현안을 두고 정치인 눈치를 보면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는 추측(소설)을 기사로 분장시켜 반복적으로 싣고, 정작 보도해야 할 사안은 모른 체하는 신문을 언론이라고 판단할 사람은 없다. 김해시민들은 언론은 사회의 공기임을 망각한 이 신문을 ‘찌라시’라고 표현하고 있다.

 정치인들도 문제가 많다. 행사장 얼굴 비치기 좋아하고 언론 노출증 심한 이들에게 “공약을 지키고 지역구 현안에 집중하라”고 충고한다. 총선이 열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난 21일 공개된 19대 의원들의 공약 이행률이 40%도 못 미친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이 결과가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제출한 자료에 근거했고, 의원 개별 공약 이행 정도는 공개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전제됐다는 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설명은 더 실망스럽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국회출입기자들에게 4년 임기 중 3년이 지난 시점에 배포한 19대 국회의원 공약 완료율에 관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보를 공개한 지역구 의원 238명의 공약은 총 6천701개로 그 중 이행이 완료된 것은 2천649개에 불과했다. 특히 지역별 공약완료율 결과를 보면 19대 총선 당시 16명의 경남 국회의원이 약속한 총 492개 공약 중 완료한 공약은 52.85%였다. 또 52.85%는 일부 추진하고 있고, 보류는 39.63%, 폐기는 5.491% 순이었다.

 의원실에서 직접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이행률을 산출했다는 점과 집권여당의 텃밭을 지역구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앞서 6월 본지는 경남의원들의 법률안 발의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지난 3년간 19대 의원 전체 법안발의 건수의 평균은 49.8건이었고, 이 가운데 경남의원은 1인당 평균 41.8건에 그쳤다. 국회의원의 가장 기본인 입법활동에서 경남의원들의 점수가 ‘낙제’였다는 것에 유권자들의 반응은 ‘실망’이었다.

 경남의원 간 법안발의 건수의 편차도 상당했다. 가장 많은 법안을 발의한 강기윤 의원이 131건이었고, 꼴찌인 김태호 의원은 3년 동안 9건에 머물러 평균 1년에 고작 3건의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의원들이 가장 기본이 되는 활동인 법안발의에 소홀한 점은 실망이지만, 공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유권자를 기만한 것으로 봐야 한다. 유권자의 무관심 속에서 권력은 부패해진다는 말이 있다. 경남 도민들의 심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경남의원들의 성적표와 공약이행률, 지역 현안 챙기기 등에 대한 잣대를 내년 총선에 들이대야겠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산술적으로 분석해도 16명의 경남국회의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내년 총선에서 교체되는 것이 옳다. 일하지 않는 국회의원에게 우리가 낸 세금을 줄 수는 없다. 일하지 않고 세비만 챙기는 정치인이 다시 금배지를 다는 일이 내년 4월에는 없어야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