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2:18 (토)
이순신 장군과 박근혜 대통령
이순신 장군과 박근혜 대통령
  • 이대형 기자
  • 승인 2015.07.21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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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형 서울 정치부 부장
 최근 극장가와 텔레비전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행적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1천만에 달하는 국민들이 흥분과 희열을 느끼며 그를 되짚어보는 소중한 시간을 함께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전 세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23전 23승이란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탁월한 전략과 철저한 대비도 있었지만 그를 따르는 백성과 군사들이 그를 믿고 목숨을 바칠 정도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이순신 장군은 백성을 군주보다 먼저 생각하고 오로지 나라를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전쟁에 임했다. 그런 그의 충절은 휘하장수들에게 영향을 미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강한 군대로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뛰어나기보다는 조직을 강하게 만들어 전쟁에 임했다.

 초패왕 항우가 유방에게 천하를 내어준 이유는 무엇일까. 힘과 지략을 고루 갖춘 강력한 리더십의 항우는 상명하달로 움직이는 조직을 만들었지만 어리바리한 유방은 부하들에게 책임을 맡겨서 스스로 돌아가는 조직을 만들었으며 필요에 따라서는 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유연함이 있었기에 천하를 얻을 수 있었다.

 일본도가 유명한 이유는 강한 날을 부드러움으로 감싸서 부러지지 않게 만든 까닭이다. 예전 어느 대통령의 강함과 영부인의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다가 영부인이 돌아가신 후에 홀로 남은 강한 대통령은 깨어지 듯 떠났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아직도 반복되고 있다. 우리의 지도자께서도 부모의 부드러움과 강함을 고루 겸비해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새누리당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유승민 원내대표를 정중하게(?) 경질했다. 의원총회를 통한 사퇴결의안을 촉구하고 김무성 대표는 이를 유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뜻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국회법 개정안을 사실상 폐기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 속에는 박 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유승민 원내대표를 집권여당이 더이상 수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던 것이다.

 결국 유승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5개월 만에 이를 수긍하며 죄인인 양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았다.

 무엇보다 이 같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결정적이다.

 유 원내대표는 원내정당화 추세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새로운 원내대표 상을 제시했지만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국정운영을 철저히 뒷받침할 것을 요구받는 기존 집권여당 원내대표상의 한계에 부딪히며 좌절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도 이제는 원내대표에 대한 계파 챙기기보다는 국민의 정치를 해야 한다. 이순신 장군이 연전연승하는 배경에는 힘 있고 똑똑한 백성이 항상 그의 곁에 있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집권 여당과 박근혜 대통령을 바라보면 아쉬움이 가득하다.

 당ㆍ청간 엇박자는 아슬아슬한 외줄 공중줄타기를 하는 느낌이다. 대통령이 임기말을 앞두고 탈당하거나 당으로부터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부드러움과 강함의 조화 속에 위대함이 나타나길 바라며 강함만 가지고 세상을 치고 나간다면 깨어지거나 스스로 지치고 말 것이다.

 지금은 주먹을 이기는 보자기의 지혜를 생각해 볼 때다. ‘대통령에 대한 배신정치 척결’을 언급한 박근혜 대통령의 ‘나혼자식 정치’는 분명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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