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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흡입술 유감
지방흡입술 유감
  • 조성돈
  • 승인 2015.07.21 2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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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최근 대전에서 여자 대학생이 지방흡입술을 받은 뒤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가 며칠 뒤 숨졌다. 이번 달 들어 벌써 두 명의 여성이 지방흡입으로 사망했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성남시의 40대 남성이 지방흡입 부작용으로 숨져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유족에 3억 6천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나흘 동안 복통에 시달리다 숨진 이유는 시술하는 도중 발생한 ‘소장 손상’ 때문이었다고 한다. 2013년 9월에 발생한 40대 여성의 지방흡입 사망사고의 원인 역시 장기 손상이 원인이었는데 ‘대장 손상’ 때문이었다. 지방흡입량은 2.5ℓ에 불과했지만 캐뉼러(흡입관)를 잘못 조작해 대장을 손상시킨 과실이 인정된 것이다.

 얼마 전 광주에서 발생했던 30대 주부의 지방흡입 사망사고의 원인 역시 지방흡입 중 대장에 천공(구멍)이 생겨 복막염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대롱으로 지방덩이를 빨아들이는 비자연적인 의료행위는 흡입 압력으로 인해 연약하고 부드러운 장기에 구멍이 뚫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와는 달리 지난해 서울 강남구 모 성형외과에서 발생한 사고는 흡입술을 받던 중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곧 사망했는데 짐작건대 이 사고는 지방흡입 도중 발생하는 전형적인 사고로 지방부스러기가 혈전화 해 혈관을 막았기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올해 7월 중국 여성이 지방흡입 시술받는 도중 뇌사상태에 빠져 중국으로 후송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에도 한 중국 여성이 뇌사에 빠진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발전된 의료기술을 믿고 원정성형을 온 것이 화근이었다. 그녀의 사망원인은 장기손상때문이 아니라 수면마취 때문이었다. 마취는 아직까지도 매우 두려운 것이지만 의사는 결코 설명해 주지 않는다. 의사가 설명해 주지 않는 마취의 위험을 다음 투고에서 별도로 설명하려 한다. 일반인들은 전신마취가 께름칙해 수면마취를 안전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론부터 설명하자면 그러한 생각은 틀렸다. 오히려 정반대이다. 이 사실은 이미 의학적으로 자세히 밝혀져 있다.

 지방흡입 시술과 분쟁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12년 4월~12월 동안 439건이었던 성형외과 의료분쟁 상담 건수가 2013년 737건, 2014년에는 무려 805건으로 늘었다.

 많은 지방흡입 전문 병원들이 단기간에 체중감량 효과를 볼 수 있는 지방흡입술을 적극 권하고 있지만 숙련된 전문의라 하더라도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신체 부분마다 특성과 사람마다 특성을 잘 이해하고 수술을 하면 살이 울퉁불퉁하게 남는 등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그들은 선전한다. 그러나 복부ㆍ허벅지ㆍ팔ㆍ종아리 등 전담 의사들이 있다는 선전은 안전과는 크게 관련이 없기 때문에 신뢰하기 어렵다. 위 사고들 대부분은 신체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전담의사가 행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수술받은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혈전증이 대표적이다. 올해 2월 20대 여자의 지방흡입 사망사고 역시 혈전생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술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갑자기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며 의식을 잃었기 때문이다. 병원 측은 “시술 도중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는데 이유는 시술 후 친구들의 부축을 받아 스스로 걸어나갔기 때문이란다. 스스로 걸어나갔기 때문에 병원 측의 과실이 없다고 믿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최근 세계적인 여성잡지 코스모폴리탄은 죽음에 이르게 하는 다이어트 9가지를 소개하면서 지방흡입술을 예로 들었다.

 지방흡입술을 받아도 체중감량에는 큰 변화가 없음을 의사들도 알고 있다. 즉 1회에 제거되는 지방의 양을 3천㏄라고 가정할 때 (그 이상은 위험하다) 지방세포의 비중이 물보다 훨씬 가볍다는 점을 감안, 무게로 환산하면 1~2㎏도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흡입은 비만해결 방안이 될 수 없다. 가장 이상적인 비만관리는 적게 먹고 규칙적인 운동하는 방법뿐이다. 지방흡입술로 지방세포의 수를 줄여 주는 동시에 다이어트ㆍ운동을 지속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병원들이 선전하지만 만약 그 경우 효과가 있었다면 그것은 지방흡입때문이 아니라 다이어트와 운동 때문이다. 효과마저 미심쩍은 비자연적인 의료에 목숨을 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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