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소년 시절 심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힘든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다. 열등감은 신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사회적인 것에 기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돼있는데 필자의 경우는 정신적인 것이 원인이었다.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시절까지 운동을 못 해서 친구들과 거의 어울려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체육시간만 되면 어디론가 숨고 싶고 수업에 참여해도 내 차례가 돌아오는 게 두렵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했다.

　열등감을 다르게 해석하면 자신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신감을 향상시키면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다. 스웨덴의 레나마리아, 오스트레일리아의 닉 부이치치는 양손과 한쪽 다리가 없는 중증 장애인이다. 그들은 세계장애인 수영 대회 4관왕 금메달리스트로 베스트셀러이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신체적 열등감을 극복하고 세계를 다니며 노래와 강의를 하고 유명인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정상인과 다름없이 활기차게 즐기며 살고 있다.

　필자의 상담센터에 열등감을 호소하는 내담자의 경우 어릴 적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무관심 등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인해 심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자신감이 결여돼 대인관계 시 두려움이 밀려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 하고 있다. 가족들의 노력에도 닫힌 마음을 열 수가 없어 본인 스스로 센터에 내방해 심리상담으로 개선하고 싶다고 도움을 청했다. 상담을 진행하는 동안 상담사의 억양, 어투, 표정에서 자신을 무시했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열지 못하고 수차례 상담을 중단할 만큼 자신을 감추고 싶은 마음의 벽이 높고 단단하게 닫혀있었다.

　내담자의 심정을 존중하고 지지와 격려를 통해 라포가 형성됐고 상담사를 신뢰하고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는 과정에서 오열에 가까운 눈물을 흘리면서 열등감의 응어리가 녹아내렸다. 상담사의 조언이 귀에 들리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심리에 변화가 일어나면 얼굴 표정이 바뀌기 시작한다. 현재 내담자는 상대방이 보았을 때 편안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입가에 미소가 띄워지고, 눈빛이 따스하고 다정하다. 얼굴근육이 경직되지 않고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지금은 자신이 말을 더 많이 한다. 그동안 하지 못 했던 말을 상담사에게 모두 털어놓으며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 필자는 기분 좋은 느낌으로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내담자의 수다를 즐기고 있다. 상담이 계속 진행되면서 내담자는 마음의 상처를 모두 치유하고 밝은 세상 속으로 자신 있게 들어갈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두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노래를 못하는 사람은 친구나 동료들과 노래방에 가게 될 경우 마음속에 태산 같은 걱정을 할 것이다. 필자에게는 정말 노래를 못하는 친구가 있다.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자기 차례가 되면 정작 본인은 상대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노래는 고음불가인데 리듬과 박자가 잘 맞지 않아 보이는 춤을 추면서 흥을 돋우는데 좌중에 있는 친구들은 모두 배꼽을 잡고 쓰러진다. 그 뒤로는 노래방에 가면 그 친구 노래부터 들으려고 청을 한다. 완전 음치가 친구들 사이에서는 모두가 좋아하는 스타가 됐다.

　열등감은 타인과 비교하면서 생기게 되며 심하면 정신적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정신의학자인 제롬 프랭크는 “모든 정신장애는 기가 죽어서 생기는 병이며, 기를 살리는 것이 모든 치료 방법의 공통적인 요인”이라고 했다. 열등감은 자기의 마음을 좀먹게 한다. 누구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것이 비정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자신의 다른 장점으로 상쇄하면 된다. 열등감이 지속되면 자존감이 낮아지고 매사에 자신감을 잃게 된다.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스스로에 대해 칭찬하고 격려하고 자기의 존재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