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5:36 (금)
역학 오해와 진실
역학 오해와 진실
  • 이광수
  • 승인 2015.07.14 23: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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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수 소설가
 요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인지 역학(사주 명리학)을 배우려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지자체의 사회교육센터에서 개설한 역학강좌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그 많은 수강생들이 과연 역학(易學)의 본질을 제대로 알고 배우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역학은 사서오경(四書五經)의 하나인 역경(易經)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옛날 선비들은 소학을 배우고 나면 사서오경을 통달한 후 과거에 임했다. 과거를 보지 않은 선비들도 생활철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명리학(命理學)은 우주원리를 바탕으로 천지만물의 생성소멸과 인간의 길흉화복을 수리과학으로 해석하는 학문이다.

 근래 평생교육원 등에서 수강생을 모집하기 위해서 ‘한자를 몰라도 역학을 배울 수 있다’고 부추겨서인지 한자에 문외한인 수강생들로 넘쳐난다. 한자를 모르는 사람이 역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를 만지는 거나 다름없다. 이는 역학을 점술로 착각하게 할 우려가 다분히 있다. 역학의 기초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을 만나 얘기해보면 육신(육친)이 뭔지 이해하기 힘들다고 한다. 하기는 한자실력 없이 주 1회 2~3시간 15주 공부로 역학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역부족이다.

 그래서 기초과정 이수 후 아예 배움을 포기하거나 2수3수한다니 참 딱한 노릇이다. 역학을 공부하기 위해 서점에서 명리학 관련 서적을 십여 권 사서 읽어 보았는데 제각각 다른 논리를 전개하고 있어 무척 혼란스러웠다. 중국통이 있는가 하면 일본통이 있고 국내 유명역술인의 이론을 추종해서 서술한 책들이 범람해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이것저것 읽다보니 어느 정도 기준이 섰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음양(陰陽)과 오행(木火土金水)의 상생 상극과 합(合)충(沖)형(刑)파(破)해(害)를 과학적으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그런데 작명(作名)의 경우 기본원칙 조차 무시한 채 작명을 하는 술객이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이런 오류는 한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데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자 이름은 수리오행을 기반으로 한자의 자의(字意)와 자형(字形)의 생성원리를 음양오행에 맞게 수리과학으로 조합해야한다. 작명의 3대 핵심 요소인 음오행, 삼원오행, 사격(원형이정)이 잘 배합되고, 여기에 본인의 사주에서 부족한 음양오행의 보충과 체와 용의 불균형을 보완한 작명이 돼야 한다.

 종종 용한 철학관에서 개명했다는 이름을 감정을 해 보면 작명의 기본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이름이 허다하니 유구무언이다. 이름이 자신의 운명에 미치는 역량은 5% 내외에 불과하다.

 따라서 개명해서 팔자를 고치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또한 역학은 지난 과거사를 알아맞히는 점술이 아니다. 많은 수리조합을 인생방정식으로 작성해 사주를 풀어보면 그 사람의 과거, 현재, 미래가 그대로 나타난다. 태생 사주가 나빠도 대운ㆍ연운에 행운수를 만나 자신의 운명을 잘 개척하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고, 잘 못되면 조상 탓이요, 일이 안 풀리면 사주팔자 탓이라며 용한 점집을 기웃 그려 봤자 뾰족한 묘수가 생기지 않는다. 역학은 미신이 아니기 때문에 무속인들이 행하는 점술과 역학의 본질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오직 음양오행의 기본원리에 대한 철저한 분석만이 한 개인의 운명을 정단(正斷)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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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gon kw 2015-07-29 11:52:20
장님이라는 표준용어가 아니니, 장님이라는 단어사용을 자제해주세요.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댓글봉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