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과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
해충과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
  • 조성돈
  • 승인 2015.07.1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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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양산에서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 양성 환자가 나왔었다. 70대 나이의 그녀는 밭에서 일하다가 팔을 진드기에 물렸는데 위독한 상태라 한다. 올해 7월 들어 경남도내에서 발생한 환자는 그녀를 포함해 3명인데 2명은 완쾌된 모양이다.

 곤충이 매개하는 질병은 흔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무서운 사례가 많았다. 벼룩에 의한 페스트, 이에 의한 발진티푸스,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등 3대 유행병이 있고, 일본 뇌염ㆍ이질ㆍ유행성 뇌염 등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충’들을 싫어한다.

 해충이란 인간의 생활에 직ㆍ간접으로 해를 주는 곤충으로 벼룩ㆍ이ㆍ모기 말고도 바퀴ㆍ독나방ㆍ파리 등 종류가 꽤 많다. 그러나 사전에도 나와 있듯 해충이나 독충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생겨난 단어이며 인간과의 이해관계가 모호한 상대적인 호칭이다. 모든 곤충을 해충과 익충으로 구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파리를 혐오하지만 물가에 사는 파리는 과자의 원료로 인기가 있다 한다. (외국에서는 곤충을 재료로 하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하는데 우리나라도 곧 곤충과자가 시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곤충의 번식은 다른 동물 종과 마찬가지로 지구환경에서 일종의 균형추 역할을 하고 있다. 공업화ㆍ도시화가 끊임없이 자연의 균형을 깨뜨리고 있고 그 결과로 어떤 해충이 특별히 많아지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개체 수가 많아지면 인간에게 해를 끼치기 마련이다. 그러나 과연 화학 방제가 우리에게 득(得)인지 실(失)인지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유기살충제에 의한 해충 방제와 항생물질에 의한 치료법 확립으로 위험한 유행병이 개선됐다는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질병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것은 백신이 유행병을 몰아냈다는 미신처럼 대부분의 유행병들은 항생제의 출현과는 무관하게 그 이전에 이미 사라졌다. 그러나 해충들을 살충제로 강력히 제어한 나머지 환경오염은 물론 새로운 저항성 해충의 출현으로 연결돼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은 진드기에 물려서 감염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 아직까지 진드기가 정확한 원인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환자의 혈액에서 원인 바이러스가 발견되기 때문에 우선 진드기부터 의심하고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이 그러하듯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 역시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도, 항바이러스제나 백신도 없다.

 그리고 위험한 진드기 종은 극히 일부분이며 진드기에 물렸다고 대부분의 경우 발병하지 않는다. 혹 발병한다 해도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병자 중 일부 사람들에서 중증화한다지만 거기에는 진드기 말고도 수많은 다른 요인들이 게재돼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꽃농장을 가꾸고 있는 필자의 경우, 매년 수도 없이 진드기에 물리면서 지내고 있다. 며칠 걸러 한두 번씩은 물려 왔으니 올해 들어서만 이미 수십 차례 물렸을 것이다. 일을 아예 하지 않으면 모를까, 풀 뽑는 일을 하다 보면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야외 활동할 때 돗자리를 사용하고 풀밭 위에서는 옷을 벗어두거나 눕지 않는 등 예방수칙이란 게 있다. 그러나 그런 수칙이 농민들에겐 거의 통하지 않는다.

 모기에 물리면 가렵지만 진드기에 물리면 아프고 가려운 것이 제법 오래간다. 자주 물리다 보니 피부가 따끔하면 그것이 모기인지 진드기인지 나는 금방 식별할 수 있다. 필자의 농장에 자주 놀러 오는 친구들은 어김없이 한두 번씩 물리게 되는데 처음에는 ‘나 혹시 죽는 거 아냐’하고는 어색하게 웃지만 자주 물리다 보니 예사로 여긴다.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이 걱정된다면 예방수칙을 지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진화적 동반자를 지나치게 두려워한 나머지 등산이나 야외활동까지 기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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