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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유등축제 유료화 심사숙고해야
남강유등축제 유료화 심사숙고해야
  • 박태홍
  • 승인 2015.07.13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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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정부의 글로벌 육성 축제인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축제장 유료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은 지난 2010년부터 진주남강유등축제의 유료화 방안에 대한 구상을 해오면서 차곡차곡 준비를 해왔다. 대한민국 명예대표축제로 발돋움한 진주남강유등축제는 국내 축제의 최고봉에 있다 해도 손색이 없다. 서울특별시가 이 축제를 모방해 한동안 소용돌이를 일으킬 정도로 진주의 남강유등축제는 유명하다.

 진주유등축제는 지난 2013년 캐나다의 윈터루드 축제와 나이아가라 빛 축제에 수출된 이래 최근 미국 LA 한인 축제 등에도 진출했다. 이는 해마다 이어지는 축제여서 미국 내 전진기지를 확보하고 유등보관창고 등도 마련해 두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유럽, 미주지역 진출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유명 웹사이트인 버즈피드 사이트에 윈터루드 축제에 설치됐던 소망등 터널의 사진이 등재되면서 지구인들의 관심을 더욱 유발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강유등축제의 기원은 임진왜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592년 10월 김시민 장군이 이끄는 3천800명에 지나지 않는 수성군으로 진주성을 침공한 2만여 명의 왜군을 크게 물리친 역사적 기록을 후세의 사가들은 임진왜란 3대첩 중의 하나로 기록하고 있다.

 당시 진주성의 민ㆍ관ㆍ군은 성 밖의 의병들과 지원군들에게 연락하기 위한 군사신호로 풍등을 올리기도 했고, 횃불과 함께 남강에 등불을 띄워 남강을 건너오는 왜군을 저지하는 군사전술로 또는 멀리 두고 온 성 밖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하는 통신수단으로 쓰였던 것이다.

 1593년 6월 진주성은 10만 왜군에게 점령당했다. 이때 진주성의 7만 군관민이 산화한 이후 진주인들은 이들을 계사순의로 기리고 있다. 이때 순국한 민관군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해마다 매년 10월이 되면 유등을 남강물 위에 띄웠다. 이 같은 전통이 면밀히 이어져 오면서 발전과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진주남강 유등축제는 대한민국 명예대표 축제로 성장한 것이다.

 이를 진주시와 진주문화예술재단에서는 축제장 유료화 방안을 고심한 끝에 지난 4월 공청회를 거쳤다. 시복지문화국장의 주제발표에 이어 축제의 대가들로 알려진 원로예술인 5명의 토론자가 심도 있는 토론을 전개한 뒤 시민들로 구성된 방청인들과 질의응답도 가졌다. 매년 100~200만 명의 관람객이 거쳐 가는 축제인 만큼 질의응답도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남강유등축제 유료화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에 기우 섞인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남강유등축제장 전체규모는 천수교에서 진양교에 이르기까지 7~8㎞의 강과 탁 트여있는 강의 둔치 지역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들어가는 문이 있고 나가는 문이 있는 별도의 제한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유료화에 따른 현실성이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주최, 주관 측이 펜스를 설치하거나 등장식 등으로 유료화 부분을 구분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볼 때 많은 안전 경비요원과 장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 펜스와 꽃장식으로 경계할 수 없는 진주성 쪽의 벼랑지반은 극히 부실한 상태다. 오래된 나무뿌리에 의해 벼랑이 부서지는 형편이니 이 또한 안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동안 남강유등축제는 직접적인 유료화는 아니었지만 간접적인 유료화로 축제를 치렀다. 통ㆍ반으로 배당되는 소망등 달기에 대부분의 뜻있는 시민들이 동참했고 부교설치 운영 등으로 축제예산을 줄여온 것 또한 시민들의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3년간 연속적으로 대표축제로 지정되면서 정부지원이 줄어든 데다 시ㆍ도비만으로는 한국 최고의 축제를 개최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이래서 진주시와 문화재단은 자구책으로 돈은 받더라도 명실상부한 축제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에 유료화 방안을 추진, 실현적 업무추진에 들어간 상태다.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쳤고 타 지역의 축제 유료화에 대한 사례도 모두 점검했다.

 앞으로 남은 일은 진주시민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와 쿠폰제(축제전용화폐) 시행에 따른 묘법의 행정력이 동원되는 일이다. 그리고 안전경비요원을 최대한 동원, 유료화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일 또한 시 당국과 문화재단이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이다. 유료화로 인한 사소한 언쟁마저도 남강유등축제의 질을 떨어트리는 격이 되기 때문에 시 당국과 문화예술재단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리고 남강유등축제 유료화는 세계 5대 글로벌 축제로 가기 위한 재원확충과 더불어 짧지만 안전경비요원 등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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