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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대권보다 지역구’ 먼저 챙겨야
김태호 ‘대권보다 지역구’ 먼저 챙겨야
  • 박춘국
  • 승인 2015.07.06 2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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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지난주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인터넷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김해시에 본사를 두고 정상적으로 발행되는 유일한 일간지 논설위원이자 김 의원 지역구 유권자인 필자에게 그의 1위는 반갑지가 않다. 김 의원은 집권 여당 최고위원이기도 하지만 김해를 지역구로 둔 현역국회의원이다.

 김 최고위원의 돌출행보가 지역구를 위한 일이기보다는 자신의 대권행보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입맛이 쓰다. ‘지역 현안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대권에만 눈이 먼 사람’ 지역구 일각에서 김 의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최근 김 의원이 전국적인 이슈 중심에 서게 된데는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원내대표에서 출발한다. 지난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위원은 “저는 오늘 저 김태호가 유승민 원내대표에 드리는 마지막 고언이 되기를 바란다. 콩가루 집안이 잘 되는 거 못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무성 대표가 “그만하라”며 제지했다. 김 최고위원이 김 대표 퇴장을 지켜보면서도 발언을 이어가자 욕설이 튀어나왔다. 새누리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학용 의원이 “에이, XX야 그만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을 뉴스의 중심에 세운 막말도 화제다. 2012년 11월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의장이었던 김 의원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 합의에 대해 “국민을 마치 ‘홍어X’처럼 생각하는 국민 사기 쇼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 29일 제2연평해전 13주년을 맞아 열린 평택 현장최고위원회에서 김 의원은 “다시는 우리 아들, 딸들이 이런 개죽음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연평해전 전사자를 향해 ‘개죽음’이라는 표현을 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이런 돌출 행보를 ‘차기 후보’가 없는 친박 진영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의지 표현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한때 ‘MB 후계자’로 불릴 정도로 승승장구하다가 현 정부 들어 입지가 좁아지자 조급한 마음에 ‘자기 정치’에 과도하게 나선다는 시각들도 많다.

 김 의원을 지지하는 지역구 유권자들은 그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데 그다지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작 정치적인 바탕에 둬야 할 지역구 현안을 챙기는 데는 인색한데 있다. 지난 2010년 현 김맹곤 김해시장이 기존 25도인 산지개발허용 경사도를 11도로 바꿀 때 조례 변경 반대를 당론으로 밀어붙인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의 소속 시의원들 숫자가 많았는데도 불구하고 막지 못했다. 조례변경을 위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새누리당 시의원 4명이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소속 시장을 지지했던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은 당론에 반하는 행위를 한 시의원들에게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고 아직까지도 김 시장 쪽으로 넘어간 시의원이 누군지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구에서 김 의원에게 가장 많이 실망한 일은 지난해 시장 선거에서의 참패다. 실질적인 공천권을 행사한 김 의원에게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시 컷오프를 통과하고 최종 후보가 되지 못했던 정용상, 이만기 허성곤, 김용택 후보들의 지지층 상당수가 공천에 불만을 품고 역선택을 했다. 이 일을 두고 “지역구 후보 결정도 제대로 못 해 기초단체장 선거도 이기지 못하면서 무슨 대권 도전이야”라는 비아냥이 지금까지 나오고 있다.

 삼계나전지구와 롯데의 김해관광유통단지 3단계사업, 경전철 MRG 등 굵직굵직한 김해시의 현안 어디에도 김태호 이름은 빠져있다. 지역구 현안을 정치의 중심에 두지 않고 내년 총선에서 떨어져 3선에 실패한다면 그의 대선행보는 가시밭길이고 한국정치에서 김태호의 이름이 영원히 빠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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