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일반 백성을 ‘국민’이라고 적혀있는 문헌이 많이 있다. 순조 때 서영보의 ‘만기요람’ 재용편에 ‘집마다 세(稅)를 지나치게 거두니 정치[括戶之政]로 인해 백성들의 마음이 모두 동요하니 이것은 “국민(國民)의 반(半)을 위해 전국 신민(臣民)에게 폐를 끼치는 것이다”고 국민을 언급했다. 또 황현의 ‘매천집’ 3권에 ‘바닷가 고을 국민들은 조적(收稅) 멈춘 것을 기뻐하고’에 국민이란 단어가 나온다. 또 송의 사신 서긍의 ‘고려도경’에도 ‘今繪其國民庶’에 ‘국민’이란 단어가 나오고 문종 2년(1452년) 김종서(金宗瑞) 등이 편찬한 ‘고려사절요’ 권2 癸巳十二年에 ‘국민불희(國民不喜)’와 권3 己未十年에 ‘우산국민호(于山國民戶)’에도 ‘국민’이란 단어가 나온다.
이로보아 국민이란 한자는 일본식 한자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일본이 주장하는 국민은 독일과 일본 제국주의가 식민지 백성을 교화시키기 위해 사용한 ‘국민’이란 용어를 인용했다고 본다. 즉, 일본의 동맹국인 독일어 Volksschule에서 Volks는 국민을 의미하고 schule는 학교로 번역해 이를 ‘국민학교’라고 한데서 나온 말이다. 이를 원용한 일본은 우리의 ‘보통학교’를 일본식 교육과 같이 ‘심상소학교’라 고치게 했다. 그 후 1941년에는 조선의 ‘심상소학교’를 일본과 같은 교명인 ‘국민학교’로 통일시켰다. 따라서 국민학교는 천황에 대한 충성 및 군국주의적 색채가 짙은 교육시스템이다. 이를 뒤늦게 알아 교명을 변경한 것이다.
한편 일본은 패전 후 1947년부터 ‘국민학교’ 명칭을 없애고 ‘소학교’라 바꾼 뒤 오늘날까지 쓰고 있다. 그들은 1886년에 소학교를 처음 설립하고 1900년(명치33)과 1907년(명치40)에 두 번이나 거쳐 소학교령을 개정했다. 1941년(소화16)에는 ‘소학교’를 ‘국민학교’라 했고 1947년 폐전 후 다시 소학교라 했다. 즉 심상소학교 4년과 고등소학교 4년의 2단계로 이뤄져 있는데 그들은 1907년에 심상소학교는 4년에서 6년으로 바꾸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국민이란 단어는 일본식 한자가 아니다. 단지 일본에서 자기들이 천황에게 교화시킨다는 의미의 ‘국민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즉 일본의 국민이란 뜻으로 사용됐기에 일제의 잔재여서 초등학교로 바꾼 것이다. 우리는 조선 태종 때 중앙에는 학당을, 지방에는 서당을 뒀다. 갑오경장 후 1895~1905년 소학교로, 1906~1937년 보통학교로, 1938~1940년 심상소학교라 했다. 1941~1995년까지는 국민학교라 했다. 이때 ‘국민학교’란 일제의 황국신민화교육의 ‘국민’이라 해 1996년부터 초등학교로 바꿔 오늘에 이른다. 앞으로 또 어떤 정변과 궤변이 있어 교명이 바뀔지 의문이며 교육은 백년대계라 하는데 혹 십년대계로 바뀔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