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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을 기억하는 나라
희생을 기억하는 나라
  • 원종하
  • 승인 2015.07.01 2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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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 통상학부 교수
 새로운 한 달을 맞이했다. 상반기인 6월까지는 3ㆍ1절, 4ㆍ19와 5ㆍ18, 무엇보다도 동족상잔의 비극인 6ㆍ25동란 등 국가와 희생자를 생각하게 하는 사건들이 많았다. 이러한 시기에 최근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과 소수의견은 국가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한다.

 ‘연평해전’이 우리에게 국가에 대한 생각과 애국심을 갖게 한다면 ‘소수의견’은 소수의 권력자에 의해 정의와 진실이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란 무엇이며 나는 누구인가, 국가는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으며 나 역시 국가를 위해 개인의 생명을 버리고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나설 수 있을까? 평상시에 우리는 국가의 존재를 거의 인식하지 못하며 그 테두리 안에서 살아간다. 모든 국민은 국가의 포용력 안에서 태어나고 죽으며, 또한 국가의 영향력은 우리의 모든 삶에 뻗어 있다.

 국가가 없어진다면 우리의 존재도 보장할 수 없다. 국가는 우리가 매일 지나다니는 도로, 노후를 보장해주는 연금, 거리를 청소해 주는 사람, 국가를 지켜주는 사람 등을 통해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함께하고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베버는 “국가는 입법(立法)으로 변경될 수 있는 행정명령과 법규명령을 갖춘다. 이런 명령의 체계에는 대부분 태어나면서 구성원 자격을 얻는 시민이라는 국가의 구성원들에 대한 구속력뿐만 아니라 국가의 관할권(管轄權)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의 매우 큰 범위까지 그 구속력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국가는 영토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강제조직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가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애국심이라 한다. 애국심은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가져야 하는 마음이다. 철학자 루소는 “애국심을 정치적 공동체가 기반하고 있는 공동체적 가치에 대한 사랑이라고 설명”하며 “같은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는 자유로운 시민에 대한 사랑이며 공동의 자유에 대한 사랑이자 법과 자유에 대한 사랑”이라고 주장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꿈과 희망으로 시작한 한해가 상반기까지는 유례없는 가뭄과 메르스, 서비스 산업 위축과 경기하락 등 예상치 못한 여건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국가나 개인적인 삶은 늘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과 위험에 처하기 마련이다. 위험이란 그 현상들을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의 상황이여서 그 요인을 제거 할 수는 있으나, 불확실성은 육안으로 쉽게 식별하기가 어려워 문제해결 방안이 어렵거나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것을 의미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사회 현상들은 위험보다는 불확실성이 더 많이 발생해 우리들의 삶이 더 힘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7월에는 그동안 생각하지 못한 상반기를 점검하고 하반기를 준비하는 성찰과 기억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못한 것은 못한 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고 냉철한 사고의 틀 아래 미래에 대한 대안을 잘 수립해 보자. 물극필반(物極必反). 모든 우주 삼라만상의 물질은 극에 다다르면 반드시 돌아가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즉 모든 물질은 최고조의 정점이 있고 이 변곡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잘 활용하면 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똑같은 시간이나 후반기는 심리적으로 더 빨리 흘러간다. 소모적인 논쟁과 반목적인 감정들은 걷어내고 모두가 행복해할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며 의미 있는 일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실천해 보자.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예우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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