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3:52 (토)
야구 더 재미있게 보려면…
야구 더 재미있게 보려면…
  • 안명영
  • 승인 2015.06.28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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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명영 명신고등학교장
현대과학 담겨있는 스포츠
시나리오 없는 인생 축소판

 “타자가 친 공이 좌익수 쪽으로 날아갑니다. 좌익수가 잘 잡았습니다.”

 타자가 때린 공이 3루수 뒤쪽으로 날아가 수비수가 공을 잡는 장면의 중계방송 아나운서 멘트이다. 그런데 화면 속의 좌익수는 왼손으로 공을 잡아 오른손으로 1루로 던졌다. 우익수는 오른손으로, 좌익수는 왼손으로 던져야 하는 게 아닌가? 새의 왼쪽 날개는 좌익이고 오른쪽 날개를 우익이라 한다. 그런데 야구에서 무슨 근거로 3루 및 1루 뒤쪽의 수비수를 좌익수, 우익수라고 할까! 야구는 공을 치고 나가는 것이 기본이므로 타자가 때려 날아가는 공을 새에 비유하고, 이를 포수 뒤쪽에서 경기장으로 보아, 중심선의 왼쪽은 좌익이고 오른쪽은 우익이 되는 것이다.

 야구는 투수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고 타자가 포수 앞에서 공을 때려 1~3루를 밟고 홈에 더 많은 공격 선수가 들어오는 팀이 승리한다. 주자는 루 사이를 최단 시간에 이동하기 위해 직선운동을 하려 하지만 세상사 그렇듯이, 수비수의 견제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반면에 홈런 타자는 두 손을 들고 박수 속에서 여유롭게 베이스를 밟으며 점수까지 거둔다.

 주자는 반시계 방향으로 달린다. 어떻게 정해진 규정일까.

 여러 설이 있지만, 지구 운동에 따른 신체적응을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인간은 지구 자전을 몸소 느끼지는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에 지구 자전 방향으로 진루하는 것이 순방향이다. 또 사람의 심장이 왼쪽에 있어 몸의 균형을 잡기 위해 왼쪽으로 치우쳐 반시계방향으로 돌게 된다. 과연 남반구에서도 주자는 반시계 방향으로 달릴 것인가.

 야구에는 많은 과학적인 원리가 녹아 있다. 투수가 공을 잡는 방법과 회전 방향에 따라 다양한 구질로 되는데 공의 회전은 주변의 공기 흐름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베르누이 원리에 의하면, 공기 속도가 큰 부분이 기압이 낮아 공기 속도가 작은 쪽에서 큰 쪽으로 힘이 생긴다. 비행기 날개는 위쪽이 아래보다 더 휘어져 위쪽의 공기 속도가 아래보다 빨라서 비행기가 뜨게 된다.

 투수가 공을 위에서 아래로 보아 시계방향으로 회전시켜 던지면, 공의 오른쪽과 왼쪽의 공기 속도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 오른쪽은 공의 회전으로 생기는 공기의 속도와 공의 진행으로 생기는 공기 속도와의 방향이 같아 공기의 흐름이 더 커진다. 반면에 왼쪽은 공의 회전으로 생기는 공기의 속도와 공의 진행으로 생기는 공기 속도와 방향이 반대이므로 속도가 감쇠돼, 우측으로 향하는 힘이 발생돼 오른쪽으로 굽어지는데 마그누스효과로 설명된다.

 학생 야구 관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경기장 주변에 이 같은 원리의 시뮬레이션 자료를 갖추면 과학체험학습을 곁들인 의미 있는 관람이 될 것이다.

 야구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연출한다. 장기시합에서 차ㆍ포ㆍ졸 등은 정해진 자리에 포진하며, 시작되면 차는 직전 포는 건너뛰기 졸은 후퇴가 없는 규칙에 따라 상대의 수를 읽고 공격과 수비를 구사한다. 야구 경기에 감독의 각본대로 된다면 야구장에 나갈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남에 순서가 있듯이 죽음에도 차례가 있다면 인생살이에 활기가 있을 것인가! 야구 경기는 시나리오가 없어 인생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야구의 이것저것을 알고 관전하면 한층 흥미를 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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