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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개발 이익환수 방안 찾아라
김해 개발 이익환수 방안 찾아라
  • 박춘국
  • 승인 2015.06.18 2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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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최근 김해지역 개발사업지 두 곳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은 사안은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과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이다. 우선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은 1994년부터 2010년까지 삼계석산공영개발과 경부공영이 채석장으로 쓰던 땅 등에 태광실업이 25만 8천㎡에 1천120억 원을 들여 3천329가구의 아파트를 짓겠다며 도시개발구역이다.

 태광실업의 계획에 일단 일부 김해시의원들이 제동을 걸고 있다. 이들은 지난 12일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의결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를 구성한 시의원들은 ‘태광실업이 아파트를 짓기 위해 신청한 도시개발구역 지정이 받아들여질 경우 수백억 원대 부동산 개발차익이 예상돼 특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다음으로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과 관련한 갈등은 롯데가 김해 관광유통단지 사업부지 안에 당초 계획한 테마파크와 호텔 등 관광ㆍ위락시설 대신 아울렛 등 쇼핑시설을 추가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장유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시ㆍ도의원 등이 반발하고 있다.

 이 사안의 핵심은 헐값 농지를 상업 등 관광사업시설부지로 변경한 도시개발 사업으로 떼돈을 번 롯데가 경남관광진흥을 위한 관광시설신축은 뒷전으로 하고 아울렛 등으로 변경하는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롯데는 지역 행정의 온갖 편의 속에 땅값을 최고 50배 상승시킨 1조 6천억 원의 땅 소유자가 됐지만 지역에는 2억∼3억 원 정도의 지방세만 내고 있는 것이 갈등의 출발이다. 이어 롯데가 당초 계획했던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을 포기하고 아울렛을 더 확장한다면 경남의 관련 상권은 초토화된다는 것도 문제다.

 장유지역 6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롯데의 장사꾼 속셈에 제동을 걸게 된 배경에는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지역발전을 위한 약속은 저버리고 개발 등으로 챙긴 막대한 이익의 지역 환원에 너무나도 인색했다는데도 원인이 있다. 롯데가 욕심을 줄이고 지역을 위한 일에 조금 더 배려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들은 롯데의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 변경계획을 승인하지 말 것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민자 유치 지역사업을 현지 법인화시킬 것을 경남도에 요구하고 있다.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경남도는 지난 16일 관광유통단지 준공 인가일(2013년 9월 9일)로부터 3년 이내인 2016년 9월 8일까지 공사에 착수하지 않으면 롯데의 귀책사유를 따져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을 발표했고 롯데는 같은 날 오후 “도에서 공식적으로 안 된다고 한 건 사실상 처음인 데다 여론도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금은 개발계획 변경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전체적 상황을 계속 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은 첫 단추를 잘못 뀄다. 롯데를 위해 행정이 나서 사업부지를 싸게 매입해줄 때 토지에 대한 차익 상당 부분을 ‘개발이익 환수’란 이름을 달아 토해내게 했어야 했다. 당시 결정을 주도했던 정치권과 행정 관료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바보였던지 탐관오리였던지는 그들만이 알 일이지만 오류를 바로잡기에는 때가 늦은 듯하다.

 하지만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아직 충분한 기회가 남았다. 일부 김해시의원들처럼 반대를 위한 반대에 매몰되지 말고 김해시 미래를 위한 충분한 고민들이 전제된다면 해법이 있다. 현재 김해시는 경전철 MRG 등으로 심각한 재정적자 상태다. 나전지구에서 아파트를 지어 발생한 이익이 시 재정으로 돌아온다면 적자 블랙홀에 빠진 김해시를 구할 수 있다. 나전지구 개발이익을 시가 환수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산업단지나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민간업체가 거둬들인 개발이익을 정부나 지자체가 환수한 사례는 빈번하다. 개발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을 시 재정으로 끌고 오는 일에 김해시의원들이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들 본연의 역할은 조례를 만드는 것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김해관광유통단지사업’은 당초 지역발전을 위한 밑그림이 잘못 그려졌고 잘못 그린 이 스케치마저도 완성이 불투명한 지경에 이르렀다. 개발이익 지역 환수에 실패한 ‘관광유통단지사업’이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에 교훈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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