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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차이나의 이해
슈퍼차이나의 이해
  • 정창훈
  • 승인 2015.06.17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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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시인ㆍ칼럼니스트
어느 유머 모음 사이트에 소개된 언어별 적합성에 대한 내용이다. 중국어는 사성이 있으므로 음악적이어서 사랑을 속삭이는데, 일본어는 자신을 낮추는 수신의 언어이므로 장사하는데 적절하고, 한국어는 억양이 높고 직설적이어서 싸움하는데 적합하다고 한다.

 그런데 2020년 미국을 넘어 세계1위 경제대국으로 가는 13억 5천만의 인구를 가진 슈퍼차이나 중국의 목소리와 글은 상황에 따라 천의 목소리와 글을 토해 낼 정도로 다양해지고 있다.

 중국 글자는 한쯔(한자)이고, 중국어는 우리말로 한위(한어), 중국인은 한주(한족)가 대부분이다. 도대체 한(漢)이란 것이 무엇이기에 이처럼 넓게 통용되고 있는 것인가. 진나라의 시황이 중국 최초로 중앙집권형 통일국가를 세웠고, 만리장성을 축조한 그 진나라 다음으로 B. C. 206년에 들어선 나라가 이 한나라이다. 조조, 손권, 유비가 등장하는 삼국지로 더 유명한 그 삼국이 바로 이 한나라에서 분열됐다.

 조조의 위나라는 중국북부지역이다. 현재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과 칭다오 맥주로 유명한 산동성 청도가 있는 곳이다. 손책, 손권 형제가 세운 오나라는 지금 상하이와 난징, 푸젠, 광동 등의 중국 남부지역이다. 유비의 촉나라는 팬더곰의 서식지로 유명한 쓰촨성 지역이다. 한나라는 A. D. 220년까지 400년 동안 번영하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왕조로 성장했다. 그 영향이 얼마나 컸으면 지금까지도 그 이름이 남아 있겠는가. 한무제는 한나라 시대 때 가장 큰 업적을 남긴 황제이다.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에서 너무나 잘 알려진 오경이 한무제에 의해 만들어졌다.

 오경은 고대 중국의 유교 경전 다섯 가지인 시경, 서경, 역경, 예기, 춘추를 말하는데 이 다섯 경전은 공자 시대에 편찬됐다.

 이러한 유가 사상이 중국을 대표하는 사상과 통치원리로 지금까지 자리를 잡게 됐고, 오늘날 중국을 이루는 영토도 이 시대에 형성됐다. 로마와 교역을 하면서 생긴 그 유명한 실크로드로 알려진 서역길도 이 때이다. 당시에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며 유럽은 로마제국이 번영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오늘날 한족의 뿌리는 화씨아주(화하족)이다. 화씨아주는 황화문명의 창시민족이기도 하다. 잉카 제국이 멸망하고 그 후예들은 굶주리고 헐벗은 하류민족으로 전략된 것과는 달리 황화문명의 후예인 한족은 비록 그때만은 못하지만 이 거대한 중국을 움직이고 지배하는 민족으로 남아있다. 중국인들은 이러한 것 때문인지는 모르나 중국에 대해 굉장한 자부심과 우월감을 갖고 있다. 한족은 단일 민족이 아니고 이질적 복합민족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나라 시대 때 그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주된 민족인 화씨아주를 바탕으로, 나라이름인 한(漢)을 종족의 이름으로 삼아 ‘한족’이라 했고 수세기를 거치는 동안 단일 민족화 됐다고 한다.

 중국학자들은 한족이 유래한 그 근원종족의 독립적 존재를 주장하기 위해 그 기원을 화하계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화주(화족)나 씨아주(하족)나 화씨아주란 글자나 또는 그것에 관한 기록이나 그들의 문화적 정치적 수준에 대해서 언급된 기록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국 한족의 ‘한’이란 것은 한나라 때에 생긴 것이지, 그 이전에는 없었던 것이고, 한나라 때와 또 그 이후에만 하더라도 한족이라는 것이 하나의 뚜렷한 독립된 민족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르지 한나라의 정치적 세력 밑에 든 여러 갈래의 종족들을 합쳐 가리키는 것이다. 즉 한족은 어떤 하나의 특수한 독립적 종족이 아니라 여러 종족들 혹은 민족들의 혼합체인 까닭에 그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민족의 개념으로서의 한족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한나라에 속한 사람, 백성으로서의 한족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만 해도 타이완(대만)을 ‘자유중국’ 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공’으로 불렀다. 수교되기 얼마 전부터 슬그머니 중국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큰 나라인데 가운데 ‘중’을 붙이고 작은 국토를 가진 우리나라는 큰 ‘대’를 쓰고 있다. 그래서 중국은 굉장히 겸손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정말 그럴까? 대, 중, 소 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나 약간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그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중심’ ‘중앙’을 쓸 때 이 가운데 ‘中’을 쓴다. 중국은 적당히 작은 나라, 중간에 있는 나라라고 ‘中’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중앙, 세상의 중심, 중앙의 국가라는 의미에서 ‘中’이고 ‘和’는 문화라는 뜻으로 중국이 문화의 중심이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이라는 말이 근대에 형성된 것은 아니다. 단지 근대에 이 이름이 국호로 사용되고 있을 따름이지 이전부터 이 ‘中’은 사용돼 왔었다.

 전 세계 제일의 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인의 보편적 민족성은 당연할 것이다. 세계 제2의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국인의 중화사상은 그들의 생각 속에 내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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