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瞬息間(순식간)
瞬息間(순식간)
  • 송종복
  • 승인 2015.06.10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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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瞬:순 - 눈 깜작하다 息:식 - 숨 쉬다 間:간 - 사이

 수의 단위는 상승숫자 21개, 하향숫자 21개 모두 42개단이 있다. 사람들은 기껏해야 4~5개단을 사용하고 있다. 위로는 무량대수, 아래로는 청정이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짧은 시간으로는 눈 한번 깜작하는 사이를 순(瞬)이라 하고, 숨 한번 쉬는 사이를 식(息)이라 한다. 이같이 시간을 순식간 또는 별안간(瞥眼間)이라 한다. 즉 별안은 눈길 한번 흘깃 보는 짧은 시간의 뜻이다. 이보다 더 짧은 시간은 찰나(刹那)라 하는데 인도말 크사나(ksana)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원뜻은 바늘 한번 뜨는 시간이다. 그러니 1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하는 극히 짧은 시간이다.

 인도의 ‘대비바사론(大悲婆娑論)’에는 가는 명주실 한 올을 양쪽에서 팽팽히 당긴 채 칼로 끊는데 걸리는 시간이 64찰나라고 한다. 즉, 거의 의식할 수 없을 정도의 시간을 뜻한다. 이외도 잠시(暫時)ㆍ즉시(卽時)ㆍ잠간(暫間)ㆍ삽시(?時)도 있다. 즉, 빗방울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시간을 삽시간(?時間)이라 말한다.

 긴 시간으로는 겁(劫)ㆍ겁파(劫波)ㆍ영겁(永劫)이 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가장 긴 시간을 말한다. 인도말 칼파(kalpa)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천지가 한 번 개벽한 후, 또 개벽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이외 ‘반석겁’도 있다. 선녀가 사방 40리의 돌산을 100년에 한 번씩 비단 치마를 스쳐, 그 바위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반석겁(盤石劫)이다. 억겁(億劫)은 겁이 다시 억 번이니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시간이다. 또 아승기겁(阿僧祇劫)이 있다. 아승기(asamkhya)는 무수(無數)한 뜻으로 10의 64승이다.

 상승숫자는 단ㆍ십ㆍ백ㆍ천ㆍ만ㆍ억ㆍ조ㆍ경ㆍ해ㆍ시ㆍ양ㆍ구ㆍ간ㆍ정ㆍ제ㆍ극ㆍ항하사ㆍ가증저ㆍ야유타ㆍ불가사의ㆍ무량대수이다. 불가사의(不可思議)는 10의 120승으로 헤아릴 수 없는 수이다. 이보다 더 큰 수를 무량대수(無量大數)라 한다. 반대로 하향숫자는 할ㆍ푼ㆍ리ㆍ모ㆍ사ㆍ홀ㆍ미ㆍ섬ㆍ소ㆍ진ㆍ애ㆍ묘ㆍ막ㆍ모호ㆍ준순ㆍ순식간ㆍ탄지ㆍ찰라ㆍ육덕ㆍ허공ㆍ청정이다. 찰라는 1/75초이며, 청정(淸淨)은 10의 마이너스 120승이다.

 요즘 사람들은 위로는 겨우 억ㆍ조ㆍ경ㆍ해 단위를 사용하고, 아래로는 할ㆍ푼ㆍ리ㆍ모정도로 사용한다. 상하 24개단의 숫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사물을 크게도 보고 작게도 봐야 한다. 이런 넓고 깊은 세상에 1등만 하려는 기본수에 치우치거나, 아옹다옹 싸움판만 벌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위로는 무량대수가 있는가 하면 아래로는 청정도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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