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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문화원 파행 운영 그만하나
김해문화원 파행 운영 그만하나
  • 김용구
  • 승인 2015.06.08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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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구 사회부 기자
2년간 재판, 이중 이사회 체제
대법 판결났지만 실효성 적어
자성 목소리 높여 변화 주도를

 최근 김해문화원의 파행운영이 논란 중인 가운데 이사해임이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문화원은 지난 2013년 4월 16일 열린 총회에서 이사회 전원을 해임시켰다. 하지만 해임된 이사 중 2명은 해임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많았다며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총회 14일 전에 안건을 공표하기로 돼 있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고 기타 토의 시간에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시켰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또 당시 총회는 정족수를 채우지도 못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있는 사항이 적지 않아 원고가 승소하는 것은 시간 문제처럼 보였다.

 2014년 5월 15일에 선고된 1심 결과도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해임된 이사들은 등기상 아직 이사로 명시돼 있었고 법원은 보궐 선거로 뽑혀 실제 운영되고 있는 이사회보다 서류상으로 명시돼 있는 이사회를 인정한 것이다. 문화원은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항소ㆍ상고하기까지 이르렀지만 끝내 이사해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뒤집지는 못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해임된 이사들이 다시 복직하는 것이 아니냐며 이번 사태의 일단락을 예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문화원이 재판을 2심ㆍ3심으로 끌고 가는 동안 해임된 이사들의 임기가 끝나버린 것이다. 대법원의 판결이 실효성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임기 동안 이사로써 활동하지 못했던 금전적 피해보상이나 임기 연장을 요구할 수도 없는 구조인 탓에 해임 이사들의 성토가 끊이지 않았다.

 이들이 더 이상 이사회에 직접 관여할 명분이 사라졌다. 문화원은 임기가 끝난 올해 4월 16일 총회를 소집하고 제3의 이사진을 꾸렸고 6월 대법원 판결이 나자마자 이들을 등기상에 올리는 행보를 보였다. 이중으로 운영되던 이사회 대신에 법적으로도 완벽한 새로운 이사회가 생긴 것이다. 이로써 문화원은 표면적으로 문제가 없는 이사회를 가지게 됐지만 문화원에 대한 잡음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해임 이사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문화원이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파행운행을 근절하고 부정ㆍ부패를 없애 정화시킬 것을 공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판시를 통해 실질적으로 얻은 것은 없지만 문화원의 운영 행태가 잘못된 것임을 법원을 통해 인정받은 것임을 강조했다. 이들은 재임기간 동안 이뤄진 운영을 두고 다른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김해시가 적극 나서서 이 사태를 중재해 줄 것도 요구했다.

 하지만 김해시도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다. 문화원은 자체 운영이 어려워 시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어디까지 법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문화원이 어떤 행태로 운영되든지 간에 강제로 이에 간섭할 제도가 없는 것이다. 단지 예산을 투명하게 집행했는지에 대한 감독만이 가능한 수준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 측이 문화원의 파행적 운영을 관망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올해 초 해임된 이사회와 보궐 선거로 뽑힌 이사회의 자리싸움이 길어지자 두 이사회를 합치는 것이 어떠냐고 권고했다. 또 시 측은 예산을 중단하거나 줄이는 방법으로 문화원이 시민들을 위한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현재 예산은 2011년과 비교해 반토막이 났지만 문화원은 파행적 운영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화원이 진정 지역 문화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많은 의문이 든다. 이사 해임 과정에서 문화원이 어떤식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여실히 드러나게 됐고 이 과정에서 보인 문제점들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다. 일반 시민들은 문화원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관심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떠하든지 최소한 시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지역 사회에 이바지 서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은 자명하다. 이제는 오랫동안 계속 돼 온 잘못된 파행 운영의 고리를 끓을 때다. 그 방법은 누군가의 중재에 의해 이뤄질 수 없다 하니 문화원 스스로가 자성하고 고쳐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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