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1:21 (수)
네 안에 잠자는 감각 깨워라
네 안에 잠자는 감각 깨워라
  • 원종하
  • 승인 2015.06.04 0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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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 통상학부 교수
 전국의 대학은 학령인구의 감소에 따라 다양한 채널을 통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며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제는 본부의 불특정 다수를 향한 대량 홍보보다는 개개인의 관심과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그룹형 맞춤 홍보와 틈새 전략이 필요한 시대이다. 학생들에게 어필이 되는 차별화된 홍보와 유익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일석이조(一石二鳥) 프로그램의 필요성에 따라 최근 ‘경제 통상 의료관광 아카데미’를 개설해 3회에 걸쳐 매주 토요일 실시했다. 세부 전공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그룹화한 후 융복합 학부로 구성돼 있는 장점을 살려 학생들과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갖는다면 대학 진학 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김해지역 10개 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 200여 명이 신청을 해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보여줬다.

 고3의 하루하루는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만 하는 일들로 가득 차 있어 다른 생각을 하기에도 벅찬 힘든 시간들이다. 당장은 내신 성적을 올려야 하고, 여름방학이 지나면 수시원서를 작성하기 위해 분주해질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본질적인 생각은 고사(姑捨)하고 무슨 학과를 가야 취직이 잘 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대학 졸업 후 편안한 인생을 살아갈까 고민부터 하게 된다. 어렵지만 이러한 틀을 깨야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부모가 추천하는 학과(전공)가 아닌 내가 가고 싶은 학과를 정해야 즐거운 마음으로 지속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면서 놀 때 가장 행복 하는가,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몰입했는가를 생각해 보자.

 그 모티브를 찾아 동기부여 하라. 대학 이름을 찾아 떠나는 것보다 내가 100세까지 할 수 있는 전공을 찾아 떠나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인간은 음악 지능, 신체 지능, 논리수학 지능, 언어 지능, 공간 지능, 인간친화 지능, 자기성찰 지능 등 7가지의 다중 지능을 가지고 있다 한다. 이 지능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다 발현(發顯)되는 것은 아니고 한두 가지 잘하는 지능이 재능이 된다.

 성장과정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지능이 있다. 이 지능을 특화시켜 다른 유사한 지능과 함께 개발하면서 성장시켜간다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지능을 찾기 위해 노력보다는 남들이 가는 길, 취직이 잘되고 돈이 되는 것을 찾다 보니 자기는 어디로 가고 없고 자기와 유사한 사람이 자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볼 일이다. 정말 나다운 것은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 명예ㆍ부ㆍ권력에 있어서 무엇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며 살아갈까 하는 가치감각을 가져야 한다. 그다음이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방향을 정해 나아가야 한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역량과 스킬을 갖춰야 하는데 이러한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대학이고 전공이다.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것은 인성을 갖추기 때문이다. 좋은 인품을 갖추기 위해서는 훌륭한 스승을 만나고 책을 읽고 본인을 갈고 닦을 때 균형감각을 갖출 수 있다. 그래야 비로소 전인격을 갖춘 사람이라 할 것이다. 짧은 만남이였지만 전공 아카데미를 통해 진로 탐색뿐 아니라 미래 삶에 대해 자극이 되길 바라며, 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주체적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잠자는 감각을 매일 매일 깨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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