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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해도 금연정책 실효
담뱃값 인상해도 금연정책 실효
  • 박태홍
  • 승인 2015.05.25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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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KT&G 모태는 1899년 대한제국(고종 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홍삼을 전매하던 삼정과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재무부 전매국 염삼과에서 1952년 전매청으로 개편됐었다. 이후 전매청은 1987년 4월 한국전매공사로 공사화됐다가 담배판매시장의 전면개방으로 1989년 4월 한국담배인삼공사로 사명이 바뀌었다.

 그 후 1996년 7월 홍삼전매권이 폐지됐고 1977년 10월 1일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정부출자기관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상법상 주식회사로 개편됐다. KT&G는 (주)한국인삼공사와 함께 화장품, 신약개발을 위한 제약회사 등 10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민영기업이 된 것이다. 그러나 주된 수익원은 담배제조와 판매에서 얻어지며 제반세금이 지방세와 국세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연초 담뱃값 인상으로 반짝 줄어들었던 담배소비가 4~5월 들어 살아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담배판매로 거둬들인 세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천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담배제조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담배소비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가격 인상으로 인한 세금은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실정인데도 정부 당국에서는 흡연자들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금연정책으로 적잖은 민원과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경남 김해의 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박모(40) 씨는 자기 집에서도 담배를 맘대로 피울 수 없다며 하소연과 함께 불평을 늘어놓고 있다. 사연인 즉 위층에 살고 있는 사람이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담배 연기 때문에 살 수가 없다며 간접적인 경고를 해온다는 것이다. 위층에 살고있는 사람이 1층 안내판과 엘리베이터 벽면에다 ‘아파트 내에서는 흡연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 또는 경고문 형식의 글귀를 붙여둔다는 것이다.

 이를 보고서는 자기 집에서도 담배를 피우지 못하고 살며시 바깥으로 나와 사람들이 없는 공터나 자기 차 안에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우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오는 31일은 세계 금연의 날이다.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담배 연기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에 가입한 우리나라도 동참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금연의 날 행사를 갖가지 형태로 개최, 세계금연의 날에 대한 금연 정책을 고취하고 있다.

 이처럼 금연정책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흡연자들은 크게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비근한 예로 아파트의 층간 흡연으로 인한 이웃 간의 다툼과 갈등을 보더라고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비흡연가구는 간접흡연의 피해를 호소하고 흡연자들은 금연정책의 확대로 흡연공간이 점점 줄어드는데 사적인 공간인 자기 집에서 조차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사회 전반에 걸쳐 토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당국의 어정쩡한 금연정책은 잦은 민원과 함께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갈등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당국은 금연정책에 따른 특단의 조치 또한 내놓지 못하고 있다. 흡연자들은 미개인으로 취급받으면서도 금연을 행하지 못하고 있다.

 2~30년 길들여진 흡연 습관을 단시간 내에 끊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르는 모양이다.

 이렇다면 합법적으로 담배를 팔고 있는 정부 당국에서는 최소한의 흡연시설이라도 갖춰줘야 하는 것 아닌가.

 또 담배판매로 인한 수익이 지방세와 연관이 있고 교육재정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보더라도 정부당국은 금연정책과 더불어 흡연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법률적 보완 및 배려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금연정책은 강하게 밀어붙이면서 담배판매로 얻어지는 세수로 국가 또는 지자체 경영을 한다는 그 자체가 아이러니 아닌가? 흡연자들은 금연구역지정, 금연건물지정 등 정부 당국의 금연정책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공공장소에서의 흡연실 설치 등으로 정부 정책을 다소나마 비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이라도 마련해 주는 것 또한 정부 당국이 해야 할 고민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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