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경남지방의 잦은 비로 과수농가의 농심이 탄다. 이는 봄 가뭄의 해결에 앞서 지난달 과수의 개화기에 잦은 비와 이상저온이 잦아 착과율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재배농민들은 이때쯤이면 가지마다 배 등 과수가 주렁주렁 달리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한 가지에서 2~3개에 그치는 등 근래 들어 이렇게 열매가 안 달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진주시 문산면 소재 배 재배 농가 김모(56) 씨는 “올해 착과 불량으로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현상이다”며 “예년의 경우, 가지마다 달린 열매를 솎아내는 작업을 했지만, 올해는 착과율이 낮아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배 등 과수의 착과 불량은 예년의 경우 개화기 전후의 냉해(冷害) 현상이 주요 원인이었지만 올해는 개화기 때 잦은 비에다 저온 현상이 원인이다”고 말했다.
실제 진주 등의 경우 배꽃 개화기 인공수분이 시작된 지난달 초 중순께 기온은 평균이 뚝 떨어진 바람에 화분(꽃가루)의 활력 저하 등 이유가 결실 불량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수분용 화분의 경우 활력온도가 15도C 이상 4시간가량 지속돼야 수정이 정상적으로 된다는 게 농산당국의 얘기다.
이에다 배 착과 불량은 일반 재해보험 보상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농가들의 이중고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풍수해와 가뭄 등은 일반 재해보험 가입이 가능해 보상할 수 있지만 착과 불량은 대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배 착과 불량 피해처럼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농가의 경영위험도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한 보험상품 개발, 정부지원 확대, 농가 가입률 제고방안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