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 81%가 직원채용 시 첫인상을 고려한다’거나 ‘84.2%가 외모, 복장 등 겉으로 보여지는 모습이 면접평가에 영향을 미친다’, ‘74.8%가 면접 시 태도 때문에 탈락시킨 경험이 있다’ 등은 여러 취업포털 사이트들이 발표한 기업의 직원채용이나 면접 등 인사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최근 면접컨설팅 열풍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있으며, 실제로 면접 시 태도를 상당히 중요시 여긴다. 잘 갖춰진 서류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서류를 인증할 살아 움직이는 사람을 보고 결정한다는 얘기다. 왜냐하면 일은 서류가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며, 조직 속에서 그 사람은 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펙이나 자기소개서를 통한 서류심사가 이성적 측면에 좀 더 치우친 평가라고 한다면, 서류가 아닌 실제 조직에서 업무를 수행할 대상을 직접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면접심사야말로 감성적인 측면에 더 큰 비중을 둔 것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어느 한 측면에 치우치기보다는 두 가지 측면이 다 중요하겠지만, 최종적으로 결정적인 순간에 작용하는 힘은 감성적인 부분이 점점 더 커져 가고 있는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이런 경향은 그동안 축적돼 온 사회적 경험의 누적된 결론에서 얻어진 필연적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급속하게 발달해 온 산업사회의 기계적 문명발달과정에서 지나치게 강조돼 온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측면에서 능률의 한계와 부작용을 낳게 되자, 인간의 본성과 행복감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비롯된 감성적 측면의 중요성이 점차 더 부각되는 것은 어쩌면 인간사회에서 일어나는 지극히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렇다면 개인의 역량이 사회 속에서 충분히 발휘되려면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 그것은 아마 다양한 분야의 환경과 상황을 막론하고 누구든 반드시 관계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즉 직무수행능력은 함께 업무를 추진해나가는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관계유지 및 향상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성과를 이뤄내게 된다. 그리고 그 관계능력을 증진시켜 주는 소통능력은 감성적 요소로 소구할 때 더 큰 효과를 가져 온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불가분의 함수다.
물론 이성적인 면을 배제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감성적인 면에 너무 치우치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합리적ㆍ객관적ㆍ분석적ㆍ이론적ㆍ구체적ㆍ계획적인 좌뇌적 사고의 틀에 고정되지 말고, 정서적ㆍ직관적ㆍ본능적ㆍ통합적ㆍ이상적ㆍ충동적인 우뇌적 판단을 무시하거나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감성은 인간의 본성을 깨우는 촉매다.
심리학자 다니엘 골먼도 인간은 이성에 호소하는 경우보다 감성에 호소할 때 20% : 80% 정도로 후자 쪽에 더 많이 의존한다고 했다.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하며 행동할 때 감성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하는 비율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업무는 이성적으로, 소통은 감성적으로’라는 말을 기억하고 실천해보자.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무슨 일을 하든지 이성적 사고와 감성적 행동의 적절한 조화로 관계와 소통에 즐거움을 더해가자. 능력보다 호감으로 다가갈 때 마음의 문은 더 쉽게 활짝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