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1:43 (금)
작업 전 안전점검은 생명 지킴이
작업 전 안전점검은 생명 지킴이
  • 김증호
  • 승인 2015.05.12 1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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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증호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장
 ‘카나리아의 경고’란 말을 들어봤는가?

 광부가 광산에 들어갈 때에 유독가스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카나리아 새장을 들고 들어가 위험을 감지했다는데서 출발한 용어이다. 광부는 공기의 독성이 심한 경우 경보를 울릴 용도로 카나리아와 함께 탄광에 들어간다. 카나리아는 호흡기 조직이 허약하기 때문에 탄광 공기의 상태를 감지해 광부의 생명을 보장하는 진단 수단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26일 울산 울주군 소재 모 원전 피트내부를 점검하던 건설근로자 3명 사망, 올해 1월 12일 경기도 파주시 소재 모 디스플레이공장 챔버 안에서 작업하던 협력업체 직원 3명 사망, 그리고 최근 4월 30일 이천시 소재 모 하이닉스공장 배기닥트 내부를 점검하던 협력업체 직원 3명 사망하는 사고 등은 공교롭게도 밀폐공간에서 질소가스에 의해 대부분 협력업체 직원이 기본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전형적인 재래형 재해였다. 작업 전 기본안전수칙만 지켰어도 귀중한 생명은 잃지 않았을 것이다.

 밀폐공간에서의 질식재해는 다른 사고보다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사고 발생 시 2명 이상이 동시에 사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계절적으로도 5월에서 8월까지 약 40% 이상 발생해 지금이 질식재해예방에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밀폐공간에서 산소결핍이나 유해가스가 발생하는 이유는 첫째, 기온이 올라가는 요즘은 미생물의 증식과 발효, 유기물의 부패 등의 과정에서 공기 중 산소를 많이 소모하고 둘째, 철재 탱크 내에 물기가 있거나 장기간 밀폐되면 내벽에 녹이 생기며 산화돼 탱크 내의 산소농도가 급격히 감소한다. 셋째, 화재나 폭발 또는 설비보호를 위해 외부의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불활성가스를 사용함에 따른 질식 재해 위험이 있다. 마지막으로 유해가스 배관이 연결돼 있는 공간에서 작업하는 경우 유해가스 누출 시 작업공간을 산소결핍 상태로 만들 수 있다.

 침묵의 살인자 산소결핍 및 유해가스에 의한 질식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작업 전 산소농도와 유해가스를 측정해 적정공기 내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둘째로 작업 전ㆍ작업 중에 지속적인 환기를 하고 셋째로 공기호흡기ㆍ 송기마스크 등 호흡용 보호구를 필히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과 일터에 밀폐공간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파악된 밀폐공간에는 누구나 잘 볼 수 있는 곳에 밀폐 공간임을 표시해 위험을 경고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근원적인 안전 확보는 근로자나 관리감독자가 밀폐공간과 유해가스 발생 우려가 있는지 등 사전조사 결과와 작업준비 사항을 허가권자(원청 또는 사업주)에게 검토받아 작업허가서를 발급받은 후 작업을 해야 한다.

 최근 5년간 사망재해 및 대형재해의 대부분은 작업 전 안전점검 미실시와 기본적인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해 발생했고 작업 전 방호장치와 보호구 점검만으로도 예방할 수 있는 사망재해는 전체(4,923명)의 43.3%(2,133명)를 점유할 정도로 많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는 위험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또한 작업 전 안전 점검을 통한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안전은 지키는 것은 실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작업 전 안전점검은 당신의 생명을 지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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