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窮花(무궁화)
無窮花(무궁화)
  • 송종복
  • 승인 2015.05.06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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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새봄만 오면 전국에 벚꽃축제가 만발하다. 왜 우리나라 꽃 무궁화 축제는 없는가. 애달픈 일이다. 어서 빨리 국화와 국가를 법률로 제정해 국가관 고취가 아쉽다.

 ‘무궁화’는 우리나라 국화(國花)로 알고 있지만 법으로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 ‘애국가’도 마찬가지다. 무궁화나 애국가에 어떤 제재를 가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태극기’는 국기(國旗)라고 법률적으로 제정되었기에 남용, 소각, 오욕하면 처벌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같이 國旗 외에 國歌, 國花에는 관련 법률이 없어, 그 선양 및 활용 등을 위한 정책의 수립ㆍ시행이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필자가 국회 법제처, 행자부 의전실에 문의하니 법률로서는 입법된 바가 없고 계류 중이라고 한다. 그러니 1896년 독립협회에서 애국가의 후렴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을 넣은 것에 국화로 알고 있다. 이에 일제는 무궁화가 조선인의 국화(國花)라는 이유로 학교나 관공서에 무궁화를 없애기 위해 만지면 부스럼이 난다느니, 눈에 핏발이 선다느니 하며 헛소문을 퍼뜨려 무궁화를 뽑아 버리곤 했다.

 무궁화를 無窮花(무궁화)ㆍ無宮花(무궁화)ㆍ舞宮花(무궁화) 등으로 쓰다가 최근에는 ‘무궁화(無窮花)’로만 쓰기로 했다. 이는 중국에서 목근(木槿)ㆍ근화(槿花)ㆍ순(舜)ㆍ순영(舜英)ㆍ순화(舜華)ㆍ훈화초(薰華草)ㆍ조개모락화(朝開暮落花)ㆍ번리초(藩籬草) 등으로 쓰였으나 무궁화로 쓰인 적은 없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 ‘이 꽃은 피기 시작하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피고 지는데’에서 ‘무궁(無窮)’이란 말이 처음 나온다. 현재 전 세계에 250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 100여 종이나 있다.

 그런데 조선조에 배꽃(梨花)이 왕실화로 정해지자 무궁화는 빛을 잃기 시작했다. 1935년 10월 21일 윤치호의 발의로 양악대(洋樂隊)에서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구절이 들어가면서 조선의 국화로 된 셈이다. 또한 장원급제자 머리에도 이 꽃을 꽂고 혼례 때도 무궁화를 수놓아 입었다. 그 후 무궁화는 애국가의 후렴에도, 철도청의 열차에도, 국가의 훈장에도, 통신위성 이름에도, 경찰의 마크에도 사용하고 있다.

 또한 동요에,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 꽃/ ‘행진곡’에 무궁무궁 무궁화 무궁화는 우리 꽃/ ‘조선의 노래’에 무궁화 이 강산에 역사 반만년/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이라고 외치지만 현실은 어떤가. 무궁화는 어디 가고 가로수엔 벚꽃 아니면 개나리가 만발하고 남산 위의 소나무는 오간 데 없고 우뚝 선 건물만 즐비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한때는 남산 위에 건축물을 헐고 팔도의 무궁화와 소나무를 가져다 심어 민족의 정기를 되살리자 하드니 지금은 감감한 무소식뿐이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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