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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10리벚꽃길 ‘순수 美’ 만끽
화개10리벚꽃길 ‘순수 美’ 만끽
  • 이명석 기자
  • 승인 2015.04.23 21: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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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원산지 논란 불식 왕벚꽃나무는 제주産 “日 상징 생각 버려야”
▲ 하동의 지리산 기슭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입구간 5㎞ 정도에 100여 년생 벚꽃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개화기면 하동8경 화개10리벚꽃길은 경향각지에서 상춘객 수만여 명이 몰려 봄의 흥취를 만끽한다.

 매년 4월 5일 전후면 전국 일간지와 TV방송을 통해 연일 홍수를 이루는 ‘벚꽃소식’을 접한다. 사람들은 해마다 벚꽃 개화기면 늘 듣는 것이지만 활짝 핀 벚꽃길을 걸어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동의 지리산 기슭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입구 간 5㎞ 정도에 100여 년생 하동팔경 ‘10리벚꽃’ 길변인 쌍계사 차문화센터 일원에서 매년 화개장터 벚꽃축제에는 경향각지에서 몰려진 상춘객들로 발 놓을 틈도 없이 가족 친지 친목회 등 관광객이 함께 벚꽃구경과 축제를 즐기기 위해 교통혼잡도 무릅쓰고 매년 4월 초순이면 이곳을 찾고 있다.

 벚꽃을 구경 온 관광객들은 일본의 국화로 여기고 있는 벚꽃을 봄의 상징으로 꼽고 전국 각지에서 이름난 벚꽃놀이에 들떠야 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한다.

 왕벚나무는 제주도 한라산 기슭이 원산지로 벚꽃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다. 일본에서 관상용으로 개량돼 도입된 벚나무가 있긴 하지만 봄의 꽃나무로써 각광 받은 존재인 벚나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면서 우리나라 곳곳에 널리 분포돼 있는 것은 왕벚나무다. 제주도 한라산 기슭이 원산지다. 관련학계에서는 이미 상식으로 통하고 있는 이같은 사실을 일본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 뿐이다. 이는 무궁화가 우리 국화로 그 원산지가 당연히 우리나라일 것이라는 그릇된 통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이 원산지인 벚꽃이 일본에서 사랑받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20여 종이 넘는 무궁화는 동남아시아군 하와이군 북미군ㆍ중남미군ㆍ아프리카군 등 크게 세계 7개 지역군으로 분포돼 있는데 동남아시아군에 속하는 일본에서는 ‘무쿠게’란 이름으로 전해지고 있는 것 등으로 미뤄 볼 때 국화라는 상징적 의미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

 장미과의 낙엽 교목인 벚나무는 그 분류 기준이 달라 정확한 수종 숫자를 헤아리기 어렵다. 왕벚나무를 비롯해 벚나무 올벚나무 섬방나무 양벚나무 산벚나무 수양 벚나무 등으로 다양하다. 이들 가운데 양벚나무와 올벚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 봉개동 왕벚나무 자생지’(제159호) ‘구례 화엄사 올벚나무’(제38호)등으로 봐 우리나라에서의 오랜 연륜을 짐작할 수 있다.

 벚나무의 대표격인 왕벚나무는 대부분 해발 고도상 더 높은 곳에 분포하는 산벚나무와 그보다 낮은 곳에 자라는 올벚나무를 접붙여 생겨 난 것이 일본으로 전해져 국화로 지정됐다. 왕벚나무는 1900년초 프랑스의 타게 신부가 한라산에서 발견해 그 표본을 독일로 보냈는데 그것이 왕벚꽃나무라고 판정돼 제주도가 그 원산지로 정해졌다. 영명은 Phuns Yedoensis Matsumha 이른봄 진분홍색의 화사한 꽃봉오리를 맺는 왕벚나무는 그 재질이 치밀하고 말라 비틀어지는 일이 없어 건축 내장제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자연생태에서 증식이 극히 드물어 자생 왕벚나무 개체 수는 적다.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산 78-1 소재 왕벚나무 자생지가 학술 연구 차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 이같은 사정 때문이다. 일명 피안맹이라고 불리는 올벚나무는 담홍색 꽃을 피우는데 목재는 칼자루 또는 마루고 쓰이고 껍질은 무기의 표면장식에 이용된다.

 천연기념물인 구례 화엄사 올벚나무는 병자혼란 이후 외적의 침약에 대비해 무기제조원료 공급차원의 나무로 심어진 것이라는 유래를 지니고 있다.

 김동리의 ‘역마’와 박경리의 소설 ‘토지’가 꽃길 언저리에 무대를 뒀고 지리산 남록의 종가 쌍계사가 있어 화개동 벚꽃은 더욱 값어치가 있다.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입구 간 10리 벚꽃길 땅 위에 핥아내는 벌들의 분주함 꽃길 옆 개천에서 몸짓하는 은어 떼의 한가함이 어우러져 추억을 다툰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입구 간 10리 벚꽃길을 가리켜 그 밑에서 혼담을 나누면 백년해로를 기약한다 해 ‘혼례길목’이라 부른다.

 ‘뛰어난 여인’ 화개벚꽃은 원산지가 제주도 한라산으로 밝혀졌고 매년 3월 28일, 4월 5일 사이 만개해 8일 정도 활짝 피었다가 꽃말을 증명하듯 한꺼번에 저버리는 미인박명 형이다.

 특히 화개의 봄하면 벚꽃을 연상하게 된다. 그동안 일제의 꽃 일제시대에 심은 사쿠라를 베어야 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벚꽃은 한꺼번에 피니까 만개니 만발이니 하고 낙화도 한꺼번에 무너지듯 함박눈이 내리듯 한다. 모양이 마치 일본의 무사정신이나 국민성을 상징하고 그들의 기질에 맞는 일본인들이 열광하는 일본의 꽃이라는 것이다.

 ‘에도’는 동경의 옛 이름이고 마쓰무라는 일본의 식물학자 이름이다. 그러나 ‘왕벚꽃’은 원산지가 제주도이고 일본에서는 자생하는 군락을 한 군데에서 발견하지 못했다. 더욱이 표종(1691~1659년)이 궁재로 쓰기 위해 왕벚나무를 서울 우이동과 장충동에 대량으로 심었다는 기록이 나타남으로써 일본이 원산지임을 주장하는 일본 학자의 입을 궁색하게 했다.

 화개의 벚꽃은 1931년 3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입구까지 옛 신작로가 주민들의 부역으로 개설되고 화개교가 개통되기도 했다. 이를 기념해 군내 유지들의 성금으로 홍도화(복숭아) 200여 그루와 벚꽃나무 1천200그루를 가로수로 심은 것이 오늘의 국내 제일 가는 벚꽃터널로 각광받아 오고 있다. 이때 묘목 1그루의 가격이 한정식 1인분(1상)과 같았다고 한다. 당시 하동군수 이소영은 1931년(화개동천 회고문)에서 재직했고 그의 예언대로 화개 10리 벚꽃길은 최근 전국의 아름다운 숲으로 보전해야 할 거리 숲으로 지정됐다.

 또한 범왕마을 앞에 기념비석을 세워 영원히 기념물로 상징되고 있는 왕벚꽃나무는 국민 모두가 원산지가 한국 제주도가 원산지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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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자호란 2017-04-26 07:52:58
제목이 곧 내용

김재형 2016-08-29 12:36:06
영명이 아니라 학명이다.. Prunus yedoensis Matsum. 스펠링도 틀렸다. 영명은 (Japanese cherry, Yoshino Cherry) 일본 걸 쓰면서 우리 꺼라고 주장하는 게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