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6:28 (금)
김해 정치판 변화오나
김해 정치판 변화오나
  • 박춘국
  • 승인 2015.04.16 1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박춘국 논설위원
 지금 김해는 현직 재선 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막바지를 향해 가면서 정치지각변동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의 시장 후보 공천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난이 당내로부터 터져 나오면서 새누리당 당원들이 대거 새정치민주연합으로 당적을 옮겨 가겠다는 조직적 움직임이 지각변동의 신호탄이다.

 이른 즈음에 지각변동과 관련한 의미 있는 예견을 전해준 이가 있어 소개하려 한다. 신분 공개를 꺼려한 이 분은 “김해시가 인구 50만을 기점으로 정치적인 술수에 의해 시장과 국회의원이 선출된 사례는 없고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꼼수정치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그동안 쌓아온 스펙이 당선에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 당원들과 지지층들이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동하는 것은 그동안 김해지역 새누리당 지도부가 부린 꼼수에 환멸을 느낀 탓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즉 최근 여러 차례 선거에서 스펙이 더 나은 후보자를 꼼수를 부려 공천에서 탈락시키고 상대적으로 경력과 자질이 모자란 인물을 공천자로 결정하면서 당이 패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이야기다.

 김해시가 50만 인구의 반열에 오른 뒤 첫 실시된 2010년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현직 시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초유의 공천 횡포로 팽팽한 3자 구도로 펼쳐진 김해시장 선거는 경륜과 학력 등을 비교할 때 국회의원과 경남개발공사 사장, 기업경영 등의 이력을 자랑하는 김맹곤 후보가 다른 출마자들에 비해 객관적으로 인물론에서 앞섰다”는 말로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의 공천자 결정 오류가 선거 패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는 50만 이상의 대도시가 되면 유권자들의 성숙도가 깊어지고 특히 김해시는 젊은 층 인구가 많아 후보선택에서 인물 위주로 가는 정도가 심화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2012년 총선에서도 나타났다. 김해 갑구에서 벌어진 집권당 사무총장 낙선사태는 그의 주장에 무게를 싣고 있다. 집권당 사무총장으로 3선에 도전했던 김정권 전 의원과 민주당 민홍철 후보의 싸움은 박빙이었다. 김해고 출신끼리 붙은 본선에서 김고 동문들은 3선 국회의원을 만들어야 된다는 층과 스펙에서 더 나은 후배를 여의도로 보내야 한다는 쪽으로 분열했다. 민심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지역 주간지 기자를 거쳐 도의원을 지내면서 인근대학에서 학벌을 보탠 김 의원보다는 부산대와 군법무관을 거쳐 장군으로 예편한 뒤 고향에서 변호사를 개업한 민 후보를 선택했다. 유권자들도 동문들의 판단에 힘을 실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인물 우선’ 현상은 이어졌다. 김해시민들은 사무총장 신분으로 3선에 출마해 고교 후배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내준 뒤 2년 만에 김해시장에 출마한 김정권보다는 이미 2010년 선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김맹곤 시장에게 시장자리를 이어가도록 했다.

 재판 결과 예측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만약에 있을지도 모를 김해시장 재선거와 내년 4월 총선에서도 ‘인물 우선’ 현상은 더더욱 강해질 것이란 주장을 구체적으로 이어간다. 지난해 시장 선거에서 쓴잔을 맛본 후보들이 대다수 다시 도전장을 내겠지만 결국 후보 가운데 스펙이 가장 나은 인물이 누군가를 살펴보면 결과를 예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내년 총선에서 현역 의원의 자리를 뺏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 후보군이 가시권에 진입하고 있지만 인물들의 면면을 살피면 당선자명단이 미리 나온다는 주장이다.

 스펙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그동안 쌓아온 출마자들의 이력을 통해 인물의 됨됨이를 평가하고 얼마나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지를 점치는 것이다. 지난 세월에 자격 미달인 정치인들을 뽑아준 대가를 혹독히 치른 탓도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만든 큰 원인이지 않을까.

 아무튼 앞으로 다가올 선거들이 그동안의 선거에서 보인 모습들을 투영하기도 하겠지만 미래의 더 나은 모습을 만드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정당과 후보들은 유권자들이 선택에 앞서 어떤 고민을 하는지 깊이 헤아려 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