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0:15 (금)
꼴잡하게는 야비하게
꼴잡하게는 야비하게
  • 안태봉
  • 승인 2015.04.16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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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기업 전 회장 성완종 씨가 56자의 메모지를 남기고 자진했다. 그의 죽음은 여권을 쑥대밭으로 만들었고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그야말로 초상집이나 진배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고 야당에서는 이완구 총리와 이병기 국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성 회장이 남긴 판도라 상자의 불똥이 어디로 날아갈지? 죽은 자는 말이 없고 검사 출신 홍준표 경남지사 또한 좌불안석이 됐다.

 그의 메모 한 장은 국민 정서상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마당발을 이용해 구명 운동을 했으나 모두가 손사래를 쳤기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것 같다며 아마추어레슬링협회 국제심판을 역임한 조성환(71) 씨는 “그래도 꼴짭하게 지가 죽으몬 대나. 대기 비겁한거 아이가 그러이 목을 매째 지 하낱이 땜새 맷사람이 고생을 하는 기고, 돈받아 쳐묵은 국해이언도 나뿌지만 매모지애 나와 있는 사람덜이 말키 돈을 안 받아 묵었다카이. 참말로 죽은 사람은 묘애 누버있고 산사람덜은 한 푼도 안 받았다꼬하이 누굴 믿을긴공. 총리저태도 3천만 원 주따카는데 총리는 만 원 한 장도 안 받아다꼬카이 어째믿갯노”라며 엄정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산청 출신으로 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이사에 재임하고 있는 류현열(51) 시인은 “모 신문 보도를 보이카내 은행애서 성 회장저태 돈빌릴라 하몬 자료를 제출하라꼬 하몬 이를 깔아뭉개삐고 돈만 요구하는 억수로 지저분한대다라고 말한 것을 보더라도 얼매나 친밀하개 부정을 저질런건지 알 것 아이가. 지가 떳떳하몬 머어할라꼬 자살하는긴강. 또오 지가 배트남 하노이애 ‘랜드마크 72’를 지어먼서 1조 2천억 원이라는 돈이 들어간 거 땜새 경남기업이 자빠져따꼬 캣는대 이거를 성 회장이 무리를 핸거 아이가. 그러이 망하는 거지”라며 모두가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들을 정치권 돈 몇 푼으로 환심을 사려고 했으니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 출신으로 시를짓고든는사람들의모임의 이사 최길준(59) 시인은 이제 주사위는 문무일 특별수사팀에 넘어갔다. 이번 사건은 박근혜 정부 최악의 정치적 부패 스캔들이 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고, 향후 정국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메가톤급 폭발력을 지녔다며 “무신 사껀만 터지몬 정치인들이 수두룩 빽빽하개 여껴 있는 거를 보이, 인자 국해이원도 말키 청문해 열어가꼬 시키야 댈 끼건마는 더러번넘덜. 우리가 내는 새금으로 연봉을 그러키 마이 쳐받으몬서 머어할라꼬 돈을 쳐묵는 기가. 죽어뿐 성 해장도 문제지만, 억울한 일 당해가꼬 그러캐 대어 있으몬 상담도 해주고 내 몰라라 하몬 대는 긴강. 그리이 댄통 당하는 거 아이가. 총리는 스무 번 이상 만났다꼬 지 비망록에 적어노아는대 안 만났다꼬 하이 총리지버터 옷을 벗어야 댈끼다”며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국회에서 답변하는 것을 들어보니 기가 찬다고 말했다.

 “시시각각 종편 방송에서 성완종 해장애 대한 뉴스와 전문가덜의 이바구를 듣고 있으몬 보골이 나고 나라 꼬라지가 어수선해서 미칠지갱이다. 문무일 특별수사팀이 이 사건을 맡았으이 잘 할 끼라 믿는다”며 국민의 궁금점을 확실하게 풀어주라고 김해 상동에 사는 주부 손양희(63) 씨가 주문했다.

☞ 하낱 : 한 개, 말키 : 전부, 참말 : 정말, 신분 : 신문, 지어먼서 : 건설하면서, 무신 : 무슨, 수두룩빽빽하개 : 너무나 많아 엄청나다, 여껴 : 엮어, 댄통 : 온통, 지버터 : 자기부터, 이바구 : 이야기, 보골 : 화가 치밀어 오른다, 꼬라지 :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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