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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제2터널 요금인상 ‘무덤 파기’
창원 제2터널 요금인상 ‘무덤 파기’
  • 박춘국
  • 승인 2015.04.15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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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창원과 장유를 연결하는 창원터널의 상습정체 해소가 기대됐던 창원~부산 간 민자도로인 불모산터널(창원 제2터널)이 다음 달 1일 부터 통행료를 22%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교통분산 효과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개통 때 기대가 컸던 장유~창원 간 출퇴근 운전자들의 실망과 한숨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이번 통행료 인상은 이 도로를 운영하는 (주)경남하이웨이가 대한상사중재원에 낸 통행료 인상에 대한 중재신청이 받아들여진데 따른 것으로 내달부터 소형차 900원에서 1천100원, 중형차 1천350원에서 1천700원, 대형차는 1천800원에서 2천3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번 중재원의 결정에 따라 시민들의 혈세까지 낭비할 처지에 놓였다. 상사중재원은 이 도로를 끼고 있는 경남도와 부산시, 창원시, 김해시에 도로 건설 지연 책임을 물어 172억 원의 손실보상 결정을 내렸다. 올 연말까지 각 지자체가 물어야 할 손실보상금은 경남도와 부산시가 각각 57억 6천만 원, 김해시와 창원시는 28억 8천만 원씩이다.

 이 도로는 이용구간 거리에 비해 통행료가 너무 비싸다는 운전자들의 불만으로 일일 통행량이 당초 3만 8천379대로 잡은 평균 예측통행량의 절반 수준인 1만 6천대~2만 대에 그치고 있다. 통행차종도 당초 산업물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피해 이용 차량의 85%가 소형차로 집계되고 있다.

 문제는 더 큰 곳에 있다. 적자 해소를 위해 단행한 이번 통행료 인상은 적자 폭을 더 늘릴 것이란 의견이 팽배하다는 것이다. 중재원이 현실에 맞지 않는 결정을 했다는 비난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2013년 개통 당시 승용차 기준 출ㆍ퇴근시 500원, 평시 1천원 이하의 통행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고 진출입로의 접근성, 이용구간 등의 불만이 더해지면서 이용차량이 운영사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적자는 예견된 것이었다.

 문제는 또 있다. 제2터널의 통행요금이 비싸지면 이 터널을 이용하던 차량이 통행료가 무료인 창원터널로 몰리면서 교통 지ㆍ정체를 가중시킨다는 것이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통행료 인상 카드를 꺼내던 것은 무덤의 깊이를 더해가는 꼴이다. 이 구간 운전자들이 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으로 이용을 꺼릴 것이고 이용이 불가피한 운전자들의 부담만 커지게 생겼다.

 현재 승용차 기준 900원인 이용료에도 부담을 가진 차량들이 창원터널로 몰리면서 출ㆍ퇴근시 창원터널 입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도 뻥 뚫린 제2터널을 달리는 차량을 바라보는 운전자들이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현실을 (주) 경남하이웨이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운영사는 진출입로의 편의성을 높이고 구간별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을 듣는데 그동안 소홀하지 않았던가. 이제라도 운전자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고 통행량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용차량이 줄어들 때마다 통행료를 올릴 수는 없지 않은가. (주)경남하이웨이는 통행료 인상이 적자를 줄이는 해법이 될 수 없음을 깨닫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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