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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해물로 우려낸 담백한 맛 일품
신선한 해물로 우려낸 담백한 맛 일품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5.04.14 2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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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합포구 서정칼국수
▲ 서정칼국수의 주 메뉴인 칼국수와 가장 인기있는 사이드 메뉴인 땡초해물파전. 땡초가 들어있지만 적당히 매워 먹기에 부담이 없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꽁보리비빔밥과 갓 담은 김치도 맛이 일품이다.

겉절이 매일 손수 담궈 땡초해물파전 안주 제격
단골 60~70% 발걸음 꽁보리밥은 무료 제공

 “온 가족이 먹기 좋은 시원한 해물칼국수 한 그릇하고 가세요.”

 면 요리는 오랫동안 한국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왔다. 라면, 우동, 국수, 쫄면, 짜장면에서부터 최근에는 파스타까지.

 물론 면이 주가 되는 요리가 대부분이지만 전골이나 떡볶이에도 넣어 먹을 만큼 한국 사람들의 면사랑은 각별하다.

 그중에서도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칼국수는 당연 인기 메뉴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우백화점 인근에는 시원한 바지락으로 맛을 낸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칼국수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14일 오전 11시 조금 이른 점심시간에 찾은 서정 칼국수는 벌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66㎡(2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9개의 테이블이 놓여있는 아담한 식당 내부는 대부분 나무 소재로 장식돼 있다.

 전통 칼국수집답게 토속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동시에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된 내부 장식에서 세련된 칼국수집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바지락으로 맛을 낸 시원한 칼국수에 갓 담은 김치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해요.”

▲ 창원시 마산합포구 대우백화점 인근에 있는 서정칼국수 외관. 지난해 11월 마산회원구 석전동에서 마산합포구 마산 어시장 인근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 2013년 마산회원구 석전동에서 개업하고 지난해 11월 지금의 위치로 이사해온 이 집의 인기 메뉴는 말할 것도 없이 칼국수다.

 최근 회장기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경남대를 31년 만에 정상에 올려놓은 모제욱(41) 감독의 어머니이기도 한 손행자(74) 사장은 한 눈에도 제법 큰 크기의 육수 냄비를 가져와 테이블 중앙에 놓고 끓인다.

 새우, 바지락, 오징어를 한가득 넣고 육수가 끓기까지 마냥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로 제공되는 꽁보리밥이 먼저 나와 식욕을 돋군다.

 손 사장은 허기가 지기 쉬운 칼국수의 특성상 손님들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꽁보리밥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갖가지 야채와 고추장 반 숟가락을 곁들여 비벼 먹으면 보리밥 특유의 끈적임이 없는 식감이 입맛을 충족시킨다.

 그 사이 육수가 끓자 이내 칼국수와 함께 호박, 감자, 파, 버섯, 양파를 넣는다. 식당 테이블 옆에 있는 4분짜리 타이머에 맞춰 가장 쎈 불에서 끓이는 것이 맛의 포인트.

 3분쯤 지났을 때 해물이 익기 때문에 먼저 먹어도 무방하다고 한다.

 타이머가 울리고 뚜껑을 들어 올리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칼국수는 한눈에 보기에도 정갈하고 맛있어 보인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입천장이 데일라 식혀가며 한 숟가락 입에 가져간 육수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

 겉모습처럼 담백하고 시원한 맛이 온몸을 자극한다. 매운맛이 거의 나지 않는 터라 아이들이 먹기에도 적당하다.

 취재 중 옆 테이블 손님이 시원한 맛의 결정체라고 칭찬하자 미소를 짓는 손 사장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자부심까지 느껴진다.

 쫄깃쫄깃한 면발은 퍼지지도 않고 덜 익지도 않은 아주 알맞은 상태라 먹기 부담이 없다.

 또 칼국수와 함께 끓인 각종 해산물은 어떤가? 인근 마산 어시장서 공수해온 해산물은 씹자마자 신선함이 느껴져 입을 더욱 즐겁게 한다.

 칼칼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갓 담근 겉절이 김치를 한 조각 올려 먹으면 안성맞춤이다.

 겉절이는 매일 사장님이 손수 담는다. 그래서인지 입자가 살아있고 아삭거리는 것이 입안 가득 신선함이 퍼진다.

 칼국수만으로 부족한 한 사람들을 위해서 다양한 사이드 메뉴가 준비돼 있다.

 제주도에서 딸이 직접 보내주는 돼지고기 수육인 ‘돔배고기’, 해산물이 듬뿍 넣어 두툼하게 만든 ‘땡초해물파전’, 기름기가 많아 먹기 좋은 노르웨이 산 ‘고등어구이’, ‘찐만두’ 등 칼국수 어울리는 음식들이 대부분이다.

 땡초해물파전이나 고등어구이는 술안주로도 제격이라 이것을 먹기 위해 따로 방문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내가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최고의 맛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손행자 사장
 지난 2012년 여행차 충북 정평에 들렀다가 우연히 맛본 칼국수 맛에 반해 1년 동안 레시피를 가르쳐 달라며 정성을 쏟았다는 손 사장.

 거기다 육수는 경상도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멸치, 띠포리, 무 등을 넣어 직접 개발했다.

 손 사장은 맛의 비결을 묻는 질문에 1년 동안 개발한 육수도 아니고 인근 시장에서 공수해 오는 신선한 해물도 아닌 손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개업한 지 3년 차지만 손 사장은 아직도 점심은 자신이 직접 만든 칼국수로 해결한다.

 이런 손 사장의 열정 덕분일까. 이곳을 찾는 손님들 중 단골이 60~70%에 이른다. 한번 칼국수를 맛보면 칭찬을 아끼지 않고 다시 찾아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손님이 원하는 것을 말하기 전에 미리 해주는 것이 서비스 아닐까요?”

 이곳의 자랑이라고 하면 친절과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칼국수가 익어가는 동안에도 종업원이 수시로 면 상태를 확인한다.

 김치 등 반찬 그릇이 비면 알아서 먼저 갖다주는 것은 기본. 만두가 식으면 따뜻한 것으로 다시 내주기도 한다.

 언제나 미소로 손님을 맞는 손 사장은 “석전동에서 칼국수를 먹던 사람들이 그 맛을 못 잊고 여기까지 찾아온다”며 “손님들이 맛있다고 한마디 칭찬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른 음식점이라면 인터넷이나 전단지를 통해 홍보에 열을 올리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홍보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음식이 정말 맛있다면 손님들은 저절로 찾아올 것이다”는 것이 손 사장의 철학이다.

 입소문으로만 승부하고 있는 진짜 해물칼국수집 서정칼국수. 전날 마신 숙취로 고생 중이라면 점심으로 손 사장의 자심감이 담긴 담백한 칼국수 한 그릇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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