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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과 공존하는 김해의 미래
외국인과 공존하는 김해의 미래
  • 원종하
  • 승인 2015.04.08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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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최근 통계에 따르면 김해시가 내국인 52만 6천977명, 외국인 1만 7천 929명으로 경남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은 도시로 나타났다. 불법체류자까지 합하면 실제로 생활하는 인구는 2만 명에 달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도시가 됐다. 인원도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성비(性比)에 있어서도 남자가 792명으로 여성에 비해 4배 정도가 많다. 지역별로는 공장이 많은 한림면, 진영읍, 진례면, 주촌면, 상동면, 생림면 순으로 나타나 김해 전 지역에 고르게 분포돼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속적 증가 원인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중소기업이 많은 김해의 일자리 불균형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해에는 영세하고 소규모 중소업체가 많아 외국인 고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으며 또한 국제결혼으로 이주자가 늘어나면서 점점 인구가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편리한 교통망도 한몫을 차지한다. 김해공항이 가까워 입출입이 자유로우며 항만과 남해고속도로 등 교통이 편리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말이 되면 옛 김해의 중심지였던 서상동, 동상동에 밀집돼 있는 100여 개의 외국인 관련 상점을 중심으로 부산, 양산, 창원, 심지어는 경기도 안산에서 찾아오는 외국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점점 내국인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가 됐다. 도시가 팽창하면서 발생한 이러한 현상은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최근 발생한 캄보디아 출신들의 잔인한 집단 폭행사고와 같은 사건사고로 인해 시민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다. 김해지역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난 순간 김해시민들은 안전과 치안에 위험을 느끼게 되고 김해가 순식간에 전국적으로 외국인 범죄관련 안전 사각지대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외국인 범죄가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지역주민들과의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거나 혐오하는 문화적 인종적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안전ㆍ보호ㆍ공포와 혼란 및 불안으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하는 안전의 욕구(safety needs)는 외부환경으로부터의 보호 및 장래에 대한 보장과 관련된 인간의 기본욕구 중의 하나이다.

 김해는 단일문화의 사회로부터 다문화 사회로 변화해 오면서 성장 발전해온 도시다.

 외국인을 포용하고 여러 민족이 평등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가치관에 근거한 다문화주의적인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 외국인 관련 기관으로는 김해 외국인력 지원센터, 경찰서 외사계, 다문화 지원센터 등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 안전과 공존을 위해 더 많은 협력기관들이 참여해 구체적이고 촘촘한 정책개발이 필요하다.

 지역 대학을 통해 외국인에게 필요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더 나아가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적응 프로그램,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켜야 할 법과 제도에 대한 교육 등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이러한 일들은 어느 한 기관이 전체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 각각의 역할에 맞는 특화된 기능이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원심력과 구심력을 갖출 수 있도록 통합된 관리가 필요하다.

 김해 시민들 역시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도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글로벌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다문화인에 대한 포용적 가치관의 인식과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과정 속에서 상호 신뢰를 쌓을 수 있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공존과 협력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인 문제는 이제 김해의 미래를 위한 절박한 현실이 됐다.

 문화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다문화생산지 김해를 만드는 교두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김해시는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김해시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연대, 자신과 가까이 있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책임의식과 상대방의 고유한 가치와 생각을 존중하며 이 모두를 실천할 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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