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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숙원사업 도예촌 건설
김해 숙원사업 도예촌 건설
  • 정창훈
  • 승인 2015.04.06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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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훈 시인/칼럼니스트
 얼마 전 김해도예협회 임원진을 만나 김해시의 도자기 산업 부흥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관심을 쏟고 있는 의원,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한길 김해도예협회 이사장은 “김해에 도예촌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도예촌은 관광지로서 큰 역할을 한다. 개인이나 협회차원에서 도예촌을 조성하기는 어려움이 많다. 김해를 대표하는 도자기에 대한 김해시민의 따뜻한 사랑과 김해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관건으로 협회차원에서는 김해도예촌 건설을 숙원사업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약 2000년 전 가야시대의 맥을 이어 발전하기 시작한 김해지역의 분청도자기는 투박하지만 형태와 문양이 자유롭고 표현이 분방하면서도 박진감 넘쳐 서민적이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난 도자기로 유명하다. 분청사기는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인 15, 16세기에 번성했던 생활자기의 하나다.

 분청사기가 김해지역에 다시 선보이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40여 년전, 가야토기 2천년 역사의 향기가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도공과 학자들을 하나둘씩 불러 모으면서 복원작업이 불붙기 시작했다. 그 뒤 김해는 잃어버린 분청사기의 빛과 색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최대의 분청사기 메카로 발전해 가고 있다.

 김해도예협회가 연중행사로 개최하는 김해 분청도자기 축제는 경기도 이천의 청, 백자나 전남 강진의 청자축제와 달리 한국도자기 사상 가장 한국적인 미의 원형으로 평가받고 있다. 약간 모자라고 못생긴 듯하면서도 완숙한 조형미, 쓸쓸한 듯 따스한 담황색 살결이 한없이 그윽한 분청사기가 400년 세월을 거슬러 오늘날에 새롭게 부활한 것이다.

 김해도예협회는 김해지역에서 도예작업을 전업으로 하는 도공들로 이뤄져 있다. 본 협회의 연혁으로 보아 알 수 있듯이 20여 년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협회 각 회원의 친목 도모는 물론 매년 정기적으로 회원들 작품으로 전시회도 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매년 김해분청도자기축제를 개최해 김해를 전국에 알리고 도예산업을 육성발전 시키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도예촌 건설이 도공들의 숙원사업이라고 하니까 자기들만 살려고 하는 일로 치부하는 행정의 처사는 어리석은 생각이다. 단지 축제의 성공을 인원동원만으로 평가한다는 것도 근시적인 발상이다. 년 중 언제나 찾아올 수 있는 김해도예촌의 건설이 절실한 시점이다. 협회뿐만 아니라 김해시와 관계기관에서도 경기도 이천, 여주, 충남 공주, 충북 단양, 전남 강진, 부산시 기장군 등의 도예촌 운영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해도예협회의 연중 주요사업에는 도자기 축제, 협회전, 불우이웃돕기, 지역단체와 연대해 지역발전사업, 국제교류활동과 도예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 도예촌건설이 협회의 숙원사업이라고 하지만 김해시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청사진이다.

 도예가들의 요람인 남원도예촌은 도예가들의 작업공간 조성과 관광객들의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2013년 12월 착공하였다. 분양 필지는 총 7필지 6,221㎡이며 도예업을 하는 남원시민과 다른 지역의 도예 전문가에게 각각 4필지와 3필지를 분양한다. 한편, 도예촌이 활성화하면 도예문화 발상지의 위상을 높이고 관광을 활성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기장도예촌은 당초 옛 도자기 생산지인 기장군의 역사성을 살린 대규모 도자기 테마파크로 주목을 받으며 지난 2010년 첫 삽을 떴다. 기장군 장안읍 기룡리, 장안리 일원에 조성되고 있는 기장도예촌 사업은 국비 160억 원, 시비 80억 원, 군비 614억 원(원전지원금 500억 원 포함), 민자 76억 원 등 총 930억 원이 투입되는 국비사업이다. 주요시설로는 체험마을, 숙박시설, 박물관, 키즈랜드, 워터파크 등이 조성된다.

 도예촌 건설을 쉽게 접근하거나 시간만 끌어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협회는 도공들 각자의 삶과 공방에 대한 이야기와 예술의 혼이 담겨있는 작품과 비전에 대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김해 도예촌은 공방마다 도공마다 스토리가 있는 도예촌, 도공의 삶, 흔적, 발자취,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성스러운 도예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

 협회차원에서 전국에 산재해 있는 도예촌을 찾아다니며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김해도예촌에 맞게 벤치마킹 하고 디자인해야 한다. 업무의 비용을 줄이면서 더 나은 도예촌 환경을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가야 역사의 숨결이 역동적으로 호흡하는 가장 지역적이고 세계적인 김해도예촌에서 흙에 혼을 담는 도예가들의 삶을 통해 더 가까이에서 다 많은 기회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장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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