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驛馬車(역마차)
驛馬車(역마차)
  • 송종복
  • 승인 2015.03.18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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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의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해방된 역마차에 태극기를 날리며 누구를 싣고 가는 서울 거리냐. (중략) 자유의 종이 울어 8ㆍ15는 왔건만, 독립의 종소리는 언제 우느냐. 멈춰라 역마차야 보신각이 여기다. (중략 )누구를 찾아가는 서울 색시냐. 달려라 푸른 말아 덕수궁이 여기다. 이 노래는 ‘해방역마차’로 백범 김구 선생이 안두희에게 저격당해 1949년 6월 26일 경교장에서 장례 지내던 날, 이 노래가 구슬프게 울려 펴졌고 이를 해설하던 ‘아나운서’가 자기도 모르게 울음을 퍼뜨려 전국이 순식간에 눈물의 바다로 변했다.

 역마차(驛馬車 : stagecoach)의 유래는 1640년경 런던에서 1660년경 파리 및 미국에 등장한다. 19세기 ‘아스팔트’도로가 건설되자 더욱 인기가 있었으며 최전성기를 누린다. 이 역마차는 민속 문화와 민담에 스며들어 미국 서부를 무대로 1939년 영화에도 등장한다. 역마차는 포드가 유타 주와 애리조나 주 경계에 높은 모래바위 언덕들이 있는 모뉴먼트 밸리에서 촬영한 첫 영화이며, 우리나라는 1954년에 개봉됐다.

 작은 역마차가 그 광활한 사막을 가로지르는 동안 그 진로를 지켜보고 있는 인디언 무리를 향해 다가가는 카메라는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나약함을 강조한다. 이는 미국서부의 사막지대를 달리며 휘파람ㆍ만돌린ㆍ 말발굽ㆍ벤조 등의 소리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시켰다. 더구나 이 주제곡은 오늘도 인류에 회자한다. 황야를 달려가는 아리조나 카우보이/ 말채찍을 말아들고 역마차는 달려간다./ 저 멀리 인디안의 북소리 들려오면/ 고개 넘어 주막집에 아가씨가 그리워/ 달려라 역마야 아리조나 카우보이. 그 사나이는 번개처럼 빠르게 쌍권총을 뽑아들고 악당을 무찌르고 원수를 갚고, 허리에 찬 권총을 풀어 던지고 선량하게 살기 위해 고향으로 달려간다. 따라서 이 영화를 ‘문화적, 역사적, 예술적으로 중요하다’고 해 1995년 영구 보존키로 했다. 이로써 ‘역마차’는 그 브랜드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우리는 어떤가. 지난 1967년 2월 9일 국도극장에서 개봉한 ‘팔도강산’은 1남 6녀를 둔 협동한약방의 노부부는 흩어져 살고 있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 일주를 한다. 전국 각처의 명승지와 경제개발이 한창이던 산업현장이 소개된다. 즉 미국은 ‘역마차’라 하면 한국은 ‘팔도강산’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이같이 일제식민아래 못 살던 때를 벗어 활기찬 시대가 있었다. 오늘은 어떤가. 전 국민이 삶에 찌 들리고 온 백성이 빚에 허덕이는 판국에 새로운 희망의 영화는 없을까. 아니면 노래도 좋다. 서부의 ‘역마차’와 같이 희망찬 ‘시발차(始發車 : 국산1호차ㆍ1955년산)’가 다시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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