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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 위에 공무원이 있다면…
경남지사 위에 공무원이 있다면…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03.15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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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우리는 어떤 대통령보다 오래간다.”

 관료들이 가슴 속에 새기는 금언(金言)이라고 미국 하버드대의 토머스 패터슨 교수는 지적한다. 경남도청도 이와 다를 바 없다. 경남지사란 권력에 잠시 엎드려 있을 뿐이다, 그들을 두고 영혼이 없다지만 지사보다도 오래간다.

 그래서인지 경남지사 위에 그들(공무원)이 있다. 하지만 지금, 경남은 얼음 땡땡이다. 꽃샘추위 탓도 아니다. 2012년 12월 19일 보궐선거에 당선된 홍준표 경남지사 때문이다.

 이어 2014년 7월 1일 재선으로 취임했지만 잔여 임기를 채운 보궐선거를 감안하면 사실상 5년 6개월짜리 초선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취임 후 2년이 지난 현재, 얼음 땡땡이다. 그 때문인지 경남발(發)혁신은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뒀다. 만년 꼴찌인 경남도의 청렴도가 전국 3위를 차지, 도민을 놀라게 했다. 또 1조 3천500억 원인 부채 덩어리 경남도를 올해부터 12년 만에 빚 없는 예산을 편성토록 했다. 항공, 나노, 해양플랜트 등 3대 국가산업단지 지정은 경남의 미래 50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혈세 먹는 하마’인 거가대로의 재구조화는 지난해 627억 원의 재정절감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가격개선, 일자리 창출인 ‘기업 맞춤형 트랙’, 출자출연기관의 고강도 구조조정 등은 경남도를 정부 3.0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게 했다. 혁신의 연속은 다소 시끌벅적함이 있었지만 도정운영은 성공작이었다.

 홍 지사 취임 이전, 지난 ‘10년 도정’은 구호성, 선심성으로 공칠과삼(功七過三)이면 오죽 하련만 공삼과칠(功三過七)도 후한 평이란 지적이고 공직사회는 방향을 잃은 지 오래됐다.

 타락의 수렁에 빠져들었지만 개선책도 없는 나태의 현상은 쉽게 전염됐다. 방지책을 알고 있지만 직언(直言)하는 간부가 없었다. 배위서 익힌 바를 실행하지 못했기에 영혼이 없다지만 그렇게 경남도정은 흘려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면전에서 찍소리 못하지만 돌아서면 그들 세상이었다. 일부이지만 지사를 지렛대로 한 과시는 꼴불견이다. 또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는 뻥튀기씩 보고는 고무줄임이 드러났다. 2015년도 업무계획 보고가 엊그젠데 수출실적을 부풀리고 조직의 업무분장도 제멋대로여서 직원들이 분기탱천해 있지만 마이웨이다.

 특히 일과 후가 문제다. 후환이 두려워 삭이지만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란 하소연이다. 이를 빌미로 중견간부도 덩달아 날뛴다. 의료원 폐업 때 지사가 재선되면, 또 민자 사업의 자본재구조화가 성공한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고 큰소리친 그들이 요직을 꿰찬 것에 모두가 놀란다. 때문에 변화가 필요한 게 경남도 간부공무원이란 지적이다.

 그 사례는 1, 회식의 참석을 강제하지 말란 것이다. 참석 여부에 하루가 다한다는 지적. 2, 밤이 다하도록 끝나지 않는 회식은 골병이란 호소다. 2차, 3차로 이어지고 경비 염출 문제 등 가족과 함께 편히 쉬고 싶다는 호소다. 3, 간부공무원의 ‘원샷’은 괴롬을 더한다며 술 권하는 사회가 바꿔야 한다는 것. 4, 노래자랑, 체육대회 등 행사 때 간부는 지시할 뿐이어서 졸병은 괴롭다. 5, 간부공무원의 기분 따라 결재도 오락 가락이다. 심기가 불편한 날, 십중팔구 반려(재작성)다. 다음날 같은 문서에 글자 몇 자 고치면 끝이다. 간부 기분 따라 바뀐다. 6, 큰소리의 면박도 문제다. 인격적인 대우를 바란다. 7, 재충전을 위한 주말이길 바라지만 기대난이다. 주말, 간부공무원이 출근하면 밥까지 챙겨야 한다. 정작 출근해서 하는 일은 별로 없다. 직원들은 주말출근에 순번을 짠다. 아, 쉬고 싶다는 것. 8, 일은 입으로 하고 손은 뒷짐만 진다. 간부의 의견까지 더해 갈 짓자 식 지시만 있다. 개선책보다 이래서, 저래서 안 된다는 것뿐 상하 간 업무소통과 협의를 통한 업무처리의 기대에도 막무가내다. 9, 부하 직원은 개인 비서가 아니다. 민원서류 발급, 차량 대기 이동 등 업무는 뒷전이고 비서 부리듯 한다는 것이다. 10, 환장하는 것은 힘들고 고생한 성과에도 그 몫은 간부공무원이 독차지한다는 지적이다. 정당한 평가를 기대할 수 없었기에 경남지사 위에 간부 공무원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사와의 친분 과시형 간부는 빈축을 산다. 또 법인카드의 입맛대로 사용은 신뢰를 좀먹고 있다. 사용이 금지된 주말, 사적사용을 평일로 결재토록 했다면 공조직의 완생은 기대난이다. 강력부 검사, 4선 의원, 여당대표 등 이력만큼이나 솔직 담백하고 생각을 곧바로 행동에 옮기는 업무스타일 등 강골로 인식됐기에 도정은 거듭났다. 그렇지만 지시가 전부일 정도였다면 재갈 물린 듯 함구했다는 것 아닌가. 그 결과, 자칫 엉뚱한 방향으로 엇나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걸 지적하고 싶다. 자고로 빗장을 너무 채우면 아예 벽을 허물게 되는 것 때문이다. 공무원은 지사의 부침에 관계없이 생존해왔다. 그래서 어째, 조마조마해지기 시작한다. 개혁이란 게 바람이나 다를 바 없기에 또 면전에서 알랑댄 그들이 경남지가 위에 있다고 느껴지기에 그렇다. 얼음 땡땡에도 강함을 핑계로 더 즐기려는 간부 공무원이 존재한다면 문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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