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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와 식량위기
GMO와 식량위기
  • 조성돈
  • 승인 2015.03.12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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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량이 급증하면서 중국 내에서도 안전성 논란과 함께 자국 농업의 황폐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은 최근 주요 농산품의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공급을 위해 유전자조작 농산물(GMO) 재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을 보면 재배를 곧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GMO는 미국ㆍ 브라질 등 북미 남미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고 인도와 중국이 5위ㆍ 6위로 그 뒤를 있다. 중국의 GMO 재배 확대가 당장 문제가 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 식탁이 거의 대부분 식품이(김치조차도) 중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는 까닭이다.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식량이 부족해질 경우, 중국 경제는 치명타이다. 중국인구의 증가세로 보아 머지않아 양식이 모자랄 경우 세계 모든 나라가 나서 중국에 농산물을 몰아줘도 중국 인구를 먹여 살리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도래할 경우, 아프리카지역은 물론 인도조차도 이미 막대한 식량 부족에 봉착해 있을 것이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국가들은 공포에 잠겨있을 것이다.

 그런 위기예측이 들어맞든, 맞지 않든 중국은 GMO로 간다. 그것은 장차 모든 농업국에 해당되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인구증가로 인한 필연적인 결과이다. 그리고 중국은 유전자 조작 논란의 주된 대상인 콩을 오래전부터 미국 등지에서 수입해 오고 있다. 중국 최대 콩 생산지들도 빠른 속도로 GMO로 대체해 왔다.

 근년 이집트 정권붕괴도 이러한 식량 부족의 배경에서 빚어졌고 새로 들어선 정부 역시 식량으로 인한 위기가 진행형이다. 중국의 GMO 재배확대의 이유로 많은 인구에 비해 토지가 적고 물이 부족함을 내세운다. 그러나 실상은 더욱더 근본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점차 현실로 다가오는 있는 세계적인 식량위기 때문이다.

 GMO를 의심하는 사람들은 종을 넘나드는 유전자변형의 과정에서 유전자 간 예측 불가능한 상호작용의 변수를 우려한다. 인체로 들어간 변형유전자가 소화되지 못한 채 장내 박테리아에 전이돼 변이를 일으킬 수 있음을 두려워한다. 변형된 유전자가 대사에 영향을 미쳐 장내 정상 세균총이 치명적인 독성을 생성할 수 있는 개연성을 현재로써는 알 수가 없다.

 GMO 무해성의 근거로 44억 명이 10년 동안 먹었지만 건강상 아무런 위해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무해성의 근거가 전혀 되지 못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변수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다. 그리고 설사 지금 즉시 변수가 나타났거나 나타난다 해도 그것이 유전자 조작때문인지, 혹은 아닌지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란 현재로써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인과관계 연구에 대해 과학은 한없이 무기력한 이유는 과학자의 무능 때문이 아니다. 생명현상의 무한대적 복잡성 때문이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생명체의 성장이 너무 빨라선 안된다. 색깔이 너무 화려해도 안된다. 너무 향기로워도 안된다. 그것이 자연이 정하고 있는 냉정한 이치다. 과학의 힘으로 그러한 자연의 이치를 거스를 때 지불해야 할 비용은 때때로 상상을 초월한다. 유전자 조작은 인류 과학기술 진보역사 측면에서 본다면 괄목한 것이지만, 종국적으로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지 예측하기가 힘들다.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암울한 식량위기 앞에 전 인류는 불안에 떨고 있다. 막대한 수확량 증가를 보장하는 GMO로 가더라도 위기를 피할 순 없다. 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열차처럼 말이다. 그러나 우리 정치인들은 식량위기나 GMO에 대해서 조용하다. 바다 건너 중국이라는 나라의 고민쯤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하다. 하긴 청문회놀이ㆍ특검놀이ㆍ종북놀이 등 게임들이 다양하게 출시돼 있고 재미 또한 있으니 그런 하찮은 문제에 빼앗길 시간이 없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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