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6 13:34 (화)
조합의 주인 스스로 증명
조합의 주인 스스로 증명
  • 김영준
  • 승인 2015.03.09 2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영준 김해시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임
 그래도 봄을 이길 수는 없었나 보다. 뒤늦은 반짝 추위와 눈발로 자기를 잊지 말아달라는 듯 오는 봄에 저항도 해봤건만 힘에 부치는 듯 , 봉우리를 터트리려 안간힘을 다하는 목련과 옷을 좀 벗으라는 듯 따뜻한 햇살은 이제 영락없는 봄이다. 그러나 필자에게는 슬프게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여유도 없이 어느덧 3월 11일로 달려가고 있다.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경남에서 금품살포 등 불법 선거가 절정을 이루고 있다.

함안에서는조합장 선거운동원이 조합원들에게 건넨 돈을 회수해 경찰에 자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창원에서도 조합장선거에서 지지를 부탁하며 조합원들에게 현금을 돌린 혐의로 창원 모 농협 조합장 후보 윤모(61) 씨와 선거운동원 구모(53) 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거창에서도 조합장 출마예상자가 선거운동을 도와달라며 조합원 12명에게 380만 원을 뿌렸다가 구속됐다.

 불법선거 운동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주말 동안에도 일부 금품수수 정황이 적발된 것으로 알려져 불법선거사범은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합장선거는 달라진 조합원의 의식과 선거문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돈선거 근절 등 깨끗한 선거 만들기로 그 어느 때보다도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높다. 이러한 공명선거 분위기 속에서 예전보다는 불법적 행위를 할 수 있는 여건이나 상황이 대폭 어려워 짐에 따라 한층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여 어쩌면 예전보다 더 음성적인 불법행위가 발생해 지금까지 조성해온 공명선거 풍토의 기반조차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되는 건 사실이다.

 조합장선거는 유권자인 조합원과 후보자 간 깊은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어 선거 후에 아주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직선거는 당, 정치이념, 지역적 차이로 인해 우리가 느끼는 분열ㆍ갈등의 정도는 뉴스 등 각종 매체를 접하지 않는 한 아주 거시적으로 다가온다. 그에 반해 조합장선거의 경우 옆집 혹은 이웃집에 살면서 우리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아는 그런 사람들끼리의 경쟁이라 선거 후의 후유증은 공직선거보다 그 체감정도가 훨씬 미시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투표참여다. 조합원 개개인은 조용한 권리행사가 정치인 혹은 조합장들을 비판만 하는 큰 목소리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하고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합장이라는 직의 특성이 지역 혹은 같은 분야 업종에서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일이지만 후보자는 서로 화합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때, 유권자는 투표참여를 할 때에 그 과정에서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다. 후회가 과거를 바꾸지 못하고, 걱정이 미래를 바꾸지 못하며, 오직 적극적인 참여 혹은 참여만이 현재와 미래를 변화시킨다는 말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나라가 살려면 농민이 살아야 한다’는 말은 ‘믿어주세요’ 만큼이나 우리위원회에 접수된 선거공보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문구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농민이 살려면 조합이 먼저 바로 서야 한다. 부적격자가 뽑혀 농민에게 피해가 온다면 그 파장은 그 지역을 넘어 국가적 손실이 되고 말 것이고 세계경제가 위기에 빠진 지금 우리는 농어촌 지역의 어려운 경제를 윤택하게 하고 나아가 국가 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이 조합장선거에 참여해 훌륭한 조합장을 선출하는 데에 앞장서야 한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이다. 이 말의 뜻은 잘못된 일을 가지고 옳다고 속여 타인으로 해금 곤경에 빠뜨린다는 뜻인데 이처럼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쏟아 내고 음성적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올바르지 못한 후보자들이 사면초가(四面楚歌) 내지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빠지고 현실성 있는 정책, 그 정책을 실현할 후보자에게 권리를 행사해 조합의 주인은 조합원이라는 것을 조합원 스스로가 증명해 선거사에 남을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되길 기원해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