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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지사 “먼저 듣겠다” 행보 변화
홍 지사 “먼저 듣겠다” 행보 변화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5.03.05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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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까지 교수들 초청 6개 분야 도정 발전 청취 “욕 먹어도 할 일해야”
 돌직구인 홍준표 경남지사의 행보가 확 바뀐 느낌이다. 홍 지사가 4일부터 18일까지 경남지역 대학교수들을 초청, 6개 분야에 걸쳐 도정 발전 방안 청취하는 등 직관력에 우선한 행보에서 각계각층의 의견 듣기에 나섰다.

 경남도는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사천ㆍ진주에 항공, 밀양에 나노융합, 거제에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각각 지정받아 각계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취지에서다. 첫날인 4일엔 경상대, 한국폴리텍대학 등 항공 관련 교수 6명을 초청해 도지사 집무실에서 도내 항공산업 현황과 발전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 도정에 반영하기로 약속했다. 이어 9일 나노융합, 10일 해양플랜트 분야 교수들을 각각 만나 자문을 구한다. 또 오는 16일 사회복지, 17일 자치행정, 18일 관광 분야 교수를 초청해 지역 발전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창원 광역시 승격 추진이나 영남권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홍준표 도지사의 입장발표가 한결 누그러지는 등 화합 행보도 잦았다. 이를 두고 정치인의 로망인 대권을 향해 직설적이고 단답형인 스타일에서 변화된 게 향후 정치 행보와 직결될 것이란 점에서다.

 또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이 시대에는 욕먹는 리더십이 필요할 걸로 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발전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합리적인 요구는 당연히 들어줘야 하지만 이익집단이나 지역이기주의에 사로잡힌 불합리한 요구는 뿌리칠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대구에서 열린 영남권 5개 시도지사협의회는 영남권 신공항 문제로 무산 얘기도 나왔다. 부산시장이 민자유치 공항을 주장하는 등 독자노선을 분명히 해 살얼음이었다.

 하지만 홍 지사가 마이크를 잡은 후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었다. 홍 지사는 뜻을 모아야만 신공항을 추진할 수 있다고 지적, 박근혜 대통령이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에서 신공항 문제만큼은 우리가 화합해 박 대통령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역설 동의를 끌어냈다는 것이다.

 이날 홍 지사는 회의 내내 상대방의 의견을 직선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이해를 구하고 서로의 입장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일관,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신공항 용역에 대한 5개 시도의 합의로 마무리됐다. “영남권이 수도권 경제 공동체에 대응을 할 수 있기 위해 영남권 5개 단체장이 서로 경쟁 관계로 보면 안된다”고 말한 홍 지사의 화합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지난해 창원시 순방 때도 안상수 시장을 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진주의료원 폐업과정, 무상급식 지원중단 등 첨예한 진영 갈등의 문제를 단박에 단호하게 처리해오는 과정에서 홍 지사가 보여준 모습은 승부사 기질에서 화합, 소통의 길에 나서는 등 최근 일련의 사안에서 보여준 화합의 리더쉽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홍준표 정치 스타일의 변화로 이어질 지는 지켜볼 일이다. 새해 들어 천천히 대권준비를 하겠다고 선언하며 우호적 세력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밝힌 홍 지사가 어떤 새로운 통합의 리더쉽을 보여줄지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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