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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슘이 뼈 튼튼히 한다고…
칼슘이 뼈 튼튼히 한다고…
  • 조성돈
  • 승인 2015.03.05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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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비타민ㆍ 미네랄 등 식이보충제를 먹고 있다 한다. 건강을 위해 섭취하는 식이보충제 중에서 칼슘 등 제품이 심근경색의 위험을 높인다는 경고 내용이 며칠 전 방영됐다.

 칼슘은 체중의 2%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인체 내 무기질 중 가장 많다. 거의 대부분이 골격과 경조직에 존재한다. 나머지는 세포 내외의 체액에 존재하면서 매우 중요한 생리작용에 관여하는 까닭에 사람들은 칼슘 섭취의 중요함을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 행여 모자랄세라 칼슘영양제를 열심히 복용한다. 특히 임산부나 골다공증이 염려되는 노년층이 더욱 열심이다. 그러나 그러한 선전은 근거가 없다. 진실을 알고 나면 터무니없음을 넘어 가슴이 서늘해진다. 비타민A가 폐암발생을 높이고, 비타민E가 전립선암을, 비타민D가 근력 저하나 심장ㆍ혈관ㆍ신장 기능부전 등 독성이 나타날 수 있음이 알려져 비타민의 정체가 의심받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칼슘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고 비타민 알약과 마찬가지로 건강을 위협한다. 이상하게도 식품을 통한 과다 섭취는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

 칼슘이 도움이 된다는 증거도 없지만, 설혹 칼슘이 도움이 된다고 해도, 칼슘이 흡수되도록 하는 방법은 없으며 이것을 아는 과학자 또한 없다. 물론 제약회사가 만들어낸 어정쩡한 ‘썰’은 무성하다. 왜냐하면 칼슘의 흡수를 증가시키는 요인과 방해하는 요인들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비타민D나 필수 아미노산이 칼슘결합단백질의 생성을 촉진시켜 흡수를 용이하게 한다거나, 유당이나 비타민C가 칼슘이온화를 촉진시킨다고 하지만 이러한 연구들은 실험과정만 잘 조작하면 그런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일 뿐 실제로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

 첫째, 칼슘과 상호 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인(P)이 문제이다. 서로 함께 있어 활용을 돕지만 인의 비율이 높으면 오히려 칼슘유실을 야기한다.

 둘째, 시금치나 무청 등 대부분의 건강식 야채들이나 과일을 많이 먹으면 옥살산칼슘이 만들어져 칼슘이 흡수되지 않는다. 칼슘흡수를 위해 야채를 먹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셋째,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는 식이섬유도 철ㆍ아연 등 미네랄은 물론 칼슘을 묶어 흡수를 방해한다.

 넷째, 곡물의 껍질에 포함돼 있는 중요한 영양소들도 칼슘의 흡수를 저해시킨다. 피틴산 때문이다. 곡물의 껍질은 함암작용 등 수많은 유효성분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단지 칼슘흡수를 위해 위에 예시한 수많은 유익 식품이나 성분을 포기할 것인가.

 칼슘 결핍증으로 가장 문제되는 것은 골연화증이나 폐경기 이후 여성들에게 찾아오는 골다공증이다. 그러나 알려진 것처럼 골다공증에 칼슘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사실은 캐나다에서 시행된 대규모 연구실험으로 이미 수년 전 상세하게 밝혀져 있다. 이 실험에서 운동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 즉 골밀도 상승은 칼슘섭취와는 ‘전혀’ 무관했지만 같은 기간동안 피험자들의 운동량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뚜렷하게 관찰됐던 것이다. 1980년부터 7만 2천여 명의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매일 비타민A 제품을 3㎎ 먹고 있는 간호사들의 골다공증 발생율이 급격하게 상승했다.

 현재까지의 골다공증 치료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에스트로겐과 칼슘을 처방했던 지난 20년간의 의학적 처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골다공증 환자가 크게 증가함으로써 지금까지의 칼슘 치료는 웃음꺼리가 됐다. 칼슘함량이 많은 우유가 골다공증에 도움이 된다고 의사들은 말하지만 이 또한 현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골다공증은 오히려 반비례해 증가하는 것이다. 미국ㆍ 스웨덴ㆍ 덴마크ㆍ 핀란드 등 세계 제1의 우유 소비국들에게서 오히려 골다공증ㆍ 심장병ㆍ 당뇨병 등이 더욱 흔하다.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으로 우유ㆍ 치즈ㆍ분유, 뼈째로 먹는 멸치 등이 있고 해조류ㆍ녹색채소 등에 많이 함유돼 있지만, 거기에는 운동이라는 조건이 있다. 운동을 하지 않는 한 칼슘의 섭취는 의미가 없다. 부작용만 때때로 생겨난다.

 2013년 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는 권고안을 통해 성인 남성과 폐경 전 여성에서 골절 예방을 목적으로 한 칼슘ㆍ비타민D 보충요법의 이로움과 해로움을 평가할 만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결론지었다. 국내의 의학과 교수(한림대) 역시 음식이 아닌 방법 즉 비타민 알약을 복용했을 때 인체에 과연 유의한지 결론이 내려지지 않았음을 밝히면서 가급적이면 복용을 삼가라는 권고안까지 나와 있음을 알린다. 그럼에도 제약회사들은 쉬쉬하겠지만 아직 우리 의학계는 칼슘이 골다공증 발생 위험의 감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어리둥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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