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골프 새 역사는 진행형
세계 골프 새 역사는 진행형
  • 허균 기자
  • 승인 2015.03.03 2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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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사회 부장
양희영 혼다 타일랜드 우승
한국 실제 4개 대회 연속 제패

 지독히도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LPGA 양희영 선수가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생애 두 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양희영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모르겠다. 오늘 내가 한 일을 믿을 수가 없다”며 활짝 웃었다.

 선두 스테이시 루이스에 1타 뒤진 채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양희영은 13번 홀까지 버디만 4개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치열한 승부는 15번 홀에서 갈렸다. 공동 선두였던 양희영은 정확한 퍼트로 버디를 잡아냈지만 루이스는 두 번째 샷이 관중들에게 날아가며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양희영이 2타차 단독 선두. 우승 후 인터뷰에서 양희영은 “3홀이 남아 있었고, 3홀 모두 파 세이브가 쉽지 않아 우승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다”고 했다.

 혼다 오픈은 양희영을 쉽게 우승자로 받아들이지 않으려 했다. 2타차 승부를 이어가던 마지막 파5 18홀 2번째 샷. 역전을 노리던 루이스의 우드 샷이 그린 앞 벙커로 흘러들어갔다. 양희영에게 우승 트로피가 한발 가까워지는 듯 했다. 루이스보다 조금 짧은 거리를 남겨놓은 양희영도 우드 샷을 날렸지만 양희영의 볼도 그린 옆 벙커에 빠져버렸다. 양희영의 벙커샷은 그린에 떨어졌지만 내리막을 타고 속절없이 굴러 내려가 꽤 먼 거리의 버디퍼팅을 남겨놓았다. 벙커탈출에 의미를 둔 루이스의 샷이 내리막을 타고 그린을 벗어나면서 버디실패, 승부는 그대로 끝이 났다. 버디퍼팅을 성공시키지 못한 양희영이었지만 2미터가 조금 넘는 오르막 퍼팅을 성공, 우승을 확정지었다. 손에서 퍼트를 놓쳐 버린 양희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감싸 쥐었고, 곧 이어 태극 낭자들이 달려들어 우승을 함께 축하했다.

 며칠 전 양희영은 LPGA 투어 3번째 대회인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아쉽게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양보하고 준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번 혼다 오픈에 들어가기 전 양희영은 “경기에 참여하고 싶어 호주에서 태국으로 오는 장거리 여행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고 밝혀 좋은 성적을 예고한 바 있다.

 세계 여성 골프 최강인 태극낭자들이 LPGA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양희영이 역전 우승을 차지하기 전에는 최나연, 김세영이 연거푸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주 호주오픈을 재패한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몸에도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음에 4개 대회 연속 태극낭자가 우승트로피를 가져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지난해 말 4개 대회에서 박인비, 이미향, 크리스트나 김(미국), 리디아 고가 차례로 우승한 것을 포함하면 무려 8개 대회 연속 우승을 한국계 선수들이 이뤄내고 있는 것으로 상상할 수 없는 금자탑을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 역대기록 역시 한국 여자선수들이 가지고 있다. 11승을 쓸어 담은 2006년 5∼6월 한국선수들은 4주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이를 다시 한국선수들이 새롭게 갈아치우고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난해 미LPGA투어 32개 대회 중 한국(계) 선수가 16승을 합작해 ‘한국 천하’의 조짐을 예고했다. 슈퍼루키로 꼽히는 김효주마저 어느 정도 성적을 내 준다면 총 11승을 이뤄낸 2006년을 넘어설 기세다.

 이렇듯 한국선수를 포함시키지 않고서는 조를 편성할 수 없을 정도로 LPGA 대회에서 태극낭자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하지만 마냥 반가워할 일만은 아니다. 태극낭자들이 선전을 하기 시작한 때부터 LPGA투어의 스폰서가 줄면서 대회수도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 시기가 공교롭게도 태극낭자들의 무더기 진출과 겹쳐 태극낭자들의 선전이 LPGA의 인기를 반감시킨다는 주장도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다른 종목과는 달리 드러내놓고 하는 차별을 자제하는 LPGA이지만 태극낭자들의 선전을 못마땅하게 여긴 일부 힘 있는 인사들이 (LPGA) 선수자격에 영어시험을 일부 포함시키고, 상대적으로 비거리가 작은 아시아계 선수들을 견제하기 위해 코스 거리를 늘리는 등의 외압을 자행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태극낭자들의 실력을 가로막지 못했다. 비거리를 늘리는데 실패한 신지애 정도만이 LPGA에서 롱런하지 못하고 JLPGA로 우회한 정도다.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견제 속에서도 LPGA투어의 수준과 인기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태극낭자들이 자랑스럽다. 나라 안팎으로 호소식 없이 뒤숭숭하기만 한 이 시기, 저 멀리 바다 넘어서 들려오는 태극낭자들의 낭보는 국민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LPGA 태극낭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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