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3:41 (금)
活貧黨(활빈당)
活貧黨(활빈당)
  • 송종복
  • 승인 2015.02.25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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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活:활 - 살다 貧:빈 - 가난하다 黨:당 - 무리

 활빈당은 홍길동이 이끄는 무리로서 요즘은 그 실존임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탈취해 불쌍한 백성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에 의적이라고 불렸다.

 1993년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이 생각난다.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 못난 대로 산다’고 하지만 세상은 왜 이래 살기가 힘 드는가! 징수한 세금이 지원금과 보조금에 누수가 되지 않는지, 갈수록 부익부 빈익빈이 벌어지고 있지 않은지. 이에 홍길동의 활빈당이 환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활빈당’이란 부자가 착취한 재물을 거둬 가난한 사람에게 베풀어 줌으로써 생계의 수준을 균등히 하려는 일종의 의적단체이다.

 이 활빈당은 16세기 광해군 때 형조판서를 지낸 허균이 지은 ‘홍길동전’에 나온다. 사실 여부는 고증하기가 어렵지만 최근에는 실존임이 드러나고 있다. 또한 ‘고종실록’에는 1885년 3월 6일 호남지방에서 활빈당을 조직했고, 그 이듬해 1월에는 박순길이 총칼을 무장한 활빈당 20~30명을 이끌고 음성ㆍ괴산 등지의 주로 양반집을 습격하고 재물을 약탈해 빈민들에게 나눠 줬다는 내용이 있다. 그 후 1900년 2월엔 충청남도 신창ㆍ예산ㆍ대흥ㆍ청양ㆍ정산ㆍ홍주ㆍ덕산ㆍ해미ㆍ법성ㆍ보령ㆍ남포 등지에서 봉기한 후, 충청북도ㆍ경기도ㆍ강원도ㆍ영남ㆍ호남 등 남한 각지로 그 세력이 파급됐고, 심지어는 1904년에는 일제와도 치열한 투쟁을 전개했다. 이들은 일제의 통감정치로 1907년 군대가 해산되고 의병운동이 일어나니 여기에 흡수됐다.

 반면 활빈당은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기도 하고, 대사찰인 통도사 범어사 등에 쌓인 곡식을 탈취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 줘 활빈(活貧)을 했으니 의로운 일(義賊)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이 때문에 당시의 위정자들이 부정과 비리 등 노략질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행동이 당시의 부패한 위정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됐고, 백성들로부터는 대중적인 호응을 얻었다.

 요즘 고관들은 비리와 부정에 얼룩지고, 가진 자는 갑질을 함부로 하는가 하면, 못 가진 자는 매일 삶과 투쟁하고 있다. 설날이 임박하자 삶에 허덕이는 이들은 생을 마감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에 편성한 한 정치인은 활빈당(活貧黨)과 연상케 하는 활빈단(活貧團)을 조직해 복지사회를 구현코자 한다. 오는 4월 29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관악을) 예비후보인 홍모식은 ‘활빈단’을 조직해 길거리에서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그는 신임 이 총리에게 취임 1호 직무활동으로 IS 민간인 테러 예방 대책회의를 촉구했다. 정말 용맹 있는 대장부다. 사실인즉 홍길동의 ‘활빈당’이 재현해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고, 복지정책을 구가하는 ‘신활빈당’을 창당하면 서민의 반응이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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