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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김해 새벽시장 문제
끝나지 않은 김해 새벽시장 문제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5.02.24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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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구 사회부 기자
 김해시와 상인 간의 첨예한 갈등을 야기했던 부원동 새벽시장이 사실상 철거됐다.

 김해시는 지난 19일 새벽 1시 노점상을 막기 위해 보도 중앙에 화단과 흙마대 200여 개를 2단으로 설치해 일종의 벽을 만들었다. 노점상이 들어서던 공간을 흙더미 벽으로 봉쇄해 버린 것이다.

 그동안에도 흙마대 100여 개가 설치돼 있었지만 상인들이 흙마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장사를 해왔던 탓이다.

 새벽시장 부지 매각에 따른 김해시의 시장 철거가 통보된 지난해 9월부터 지난 6개월간 양 측은 시장 이전을 두고 서로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해시가 이전지로 권유한 동상동 전통시장의 상권이 기존 새벽시장 터에 비해 열악한 데다 장소마저 협소했기 때문이다.

 동상동 전통시장 상인들은 새벽시장 상인들이 자신들과 함께하는 것을 반겼다. 새벽시장 상인들이 옮겨오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라 누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많아서다.

 동상동 전통시장 측은 새벽시장 상인들에게 이런 점들을 설명하고 상생할 것을 제안했다.

 일부 새벽시장 상인들이 이를 받아들여 동상동으로 옮겨 갔지만 대부분의 새벽시장 상인들은 생계가 걸린 문제를 두고 쉽게 이전을 결정할 수 없었다.

 따라서 새벽시장 상인들은 동상동으로의 이전을 제쳐두고 다른 부지를 알아보는 등 다른 대안 찾기에 나섰다.

 중앙교회 터가 고려되기도 하고 불암동으로 옮겨가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새벽시장 상인들을 만족시킬만한 방안을 찾지 못했고 상인들은 김해시에 대안을 내놓으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하지만 김해시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을 수 없었다. 처음에 거론했던 대로 새벽시장 측에 동상동 이전에 따른 손해만 생각하지 말고 동상동 전통시장 측의 말대로 상생을 모색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도 제의했다.

 새벽시장 측은 이 문제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지만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 동상동 전통시장 측의 말의 듣고 미리 이전을 한 10여 명의 상인들의 매출이 확연히 줄었다는 소식을 접했던터라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이처럼 새벽시장 상인들은 지난 6개월간 김해시 측과 수차례 이전을 약속하며 협상을 벌여왔다.

 협상이 계속될수록 새벽시장 측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양치기 소년처럼 언론을 통해 비춰지게 됐고 코너에 몰린 새벽시장 측은 결국 전국노점상연합회에 가입하기까지 했다.

 조만간 매각된 새벽시장 부지에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공사가 시작된다. 안전 문제 때문이라도 더 이상 이곳에서의 상행위는 어렵다는 뜻이다.

 더구나 수차례 협상에서 상인들은 애초 지난 연말까지 장사 시한 연장을 요구했다가 다시 설 연휴 이후로 연장을 요구했고 그렇게 했다. 이제 자신들도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일 때가 아닌가 싶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머리를 맞대도 확실한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처음 제의됐던 동상동 이전이 미흡하지만 가장 나은 대안일 수 있다. 김해 새벽시장 문제는 아직 끝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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