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0:13 (금)
복지는 수요와 공급이다
복지는 수요와 공급이다
  • 박태홍
  • 승인 2015.02.23 2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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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지금 이 시대의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복지다. 지난 대선 때 여ㆍ야 대통령 후보 모두 복지 공약에 총력을 기울였다. 현실적이지 못한 공약도 있었고 피부로 와 닿는 공약도 있었다. 결국에는 박근혜의 창조경제와 접목시킨 복지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아서인지 대통령에 당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그때의 복지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창조경제로 인한 사회적 재원확충도 미지수인 데다 여ㆍ야 모두 당선만을 위한 무리한 복지법안을 그대로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대선 당시 여ㆍ야의 복지 공약은 대동소이했다. 현실과 거리가 먼 공약이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내건 복지공약을 제대로 지켜나가려면 국가 재정이 거덜 날 판이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지금껏 증세 없는 복지를 주창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고 국민들을 기만하는 처사로 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 올 1월 1일 인상된 담뱃값 인상은 증세가 아니고 뭔가? 이 같은 실정인데도 현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를 국정 기조로 삼고 있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진 정책이어서 여론만 증폭시키고 있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징표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것은 여당 내에서도 보편적 복지에 대한 생각이나 견해가 다르다는 것이다. 여당 즉 새누리당은 대통령과 정치적 이념을 같이 해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복지에서만은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가 결성된 최근 들어 복지에 대한 당론은 여러 갈래로 나눠지고 있다.

 개혁소장파와 원내대표 유승민, 나성린, 정두언 의원들은 현재 수준의 복지를 유지 확대하면서 증부담 증복지로 가기 위해 증세 논의가 우선이라는 반면 당 대표인 김무성, 이인제, 정병국, 심재철 의원 등 중진들은 현 세수 부족 상황에서 과다한 복지지출을 줄여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따른 정책을 새롭게 손질해야 한다고 들고 있다.

 이처럼 새누리당 내에서도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데다 박 대통령과 뜻을 함께하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및 홍문종 의원 등은 대선공약 이행 수준의 증세 없는 복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부의 복지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진주시(시장 이창희)에서는 복지를 수요와 공급이라는 색다른 대안을 내놓고 시행 중에 있어 중앙정부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이창희 진주시장이 내건 4대 복지시책의 하나인 ‘좋은 세상’은 시민 전체가 복지수요자이며 공급자라는 것이다. 수요자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시민이며 공급자는 성금기부, 재능기부, 노력 봉사자들로 구성된 시민이라는 것이다. 34만 시민 모두가 복지 수혜자이며 복지 공급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나눔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분배의 마음과 정성, 사랑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행복한 삶의 터전으로 뒤바꾼다는 것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임산부에게 좋은 세상 회원이 출산용품을 전달하고 구두수선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시민에게 창틀 기술자들의 재능 기부와 생필품 전달 등이 일반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좋은 세상 출범 이후 2년 6개월 동안 3만 5천세대 6만 건의 복지 수혜자를 탄생시킨 것을 보더라도 이들의 활동상황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좋은 세상은 복지공급을 우선으로 하지만 그보다 먼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절대적으로 존중한다. 이 때문에 세상을 살맛 나게 한 좋은 사례들도 수혜자의 인격 때문에 발표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사소하게는 재능 기부, 노력봉사, 성금품 전달에서부터 크게는 인생역전으로 삶의 터전을 윤택하게 한 사례들도 많아 진주시 좋은 세상은 새로운 복지의 롤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진주시의 좋은 세상 운영은 국가 예산이 1원도 투입되지 않은 시민 전체의 힘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진주시의 4대 복지시책 장난감 은행, 진주 아카데미, 무장애 도시 등은 시민들의 절대적인 참여 속에 복지수요를 충족시키고 분배의 원칙 아래 사랑과 정성의 힘으로 공급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결실로 인해 이창희 진주시장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제4기 저출산 고령사회 위원회 제1차 전체 회의’에 참석,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유일하게 토론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때 이창희 시장은 진주시의 4대 복지 우수 사례와 저출산 대응방안 및 새로운 복지모델을 제시,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관계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한편, 진주시의 복지시책 좋은 세상은 대통령과 정부당국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 만큼 정부의 새로운 복지시책으로 반영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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